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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U-20 월드컵]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본 이강인…“단점이 없는 무결점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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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석주 아주대 감독. (사진=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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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강인이가 공격수한테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고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걸 보면 깜짝깜짝 놀래요.”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며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이강인(18·발렌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2019 폴란드 월드컵 경기를 보고 한 말이다. 하 감독은 1991년부터 2001년까지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95경기(23골)를 소화한 전설이다.

하 감독은 “강인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생각한 대로 공을 보낼 수 있는 엄청난 왼발을 가지고 있다”며 “슈팅, 패스, 크로스, 볼 키핑, 몸싸움, 축구 센스, 수비력 등 어느 한 부분에서 단점을 찾기 어려운 무결점 선수”라고 칭찬했다.

‘왼발의 달인’들은 환상적인 패스와 골문 구석에 꽂히는 날카로운 프리킥 등을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다. ‘왼발의 달인’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고 한국 축구는 ‘왼발의 달인’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 감독은 ‘왼발의 달인’ 계보의 선구자다. 하 감독을 시작으로 고종수, 이을용, 염기훈 등이 왼발의 달인 계보를 이었다. 하 감독은 이강인이 한국 축구 왼발의 달인 계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 감독은 “강인이의 왼발은 국보급”이라며 “나보다 훨씬 뛰어난 왼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인이의 왼발이 남다른 이유는 공을 쉽게 뺏끼지 않는 볼 키핑과 경기장 구석구석으로 찔러주는 넓은 시야에 있다”며 “공격 진영에서 공을 잡고 뿌려주는 강인이의 경기를 보면 18살이라는 나이기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의 왼발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다. 이강인이 중앙이나 측면을 돌파한 뒤 뿌려주는 패스는 날카로움 그 자체다. 그는 16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 선제골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6개의 공격 포인트(2골 4도움)를 왼발로 기록했다. 하 감독은 “강인이가 대단한 이유는 의미없는 백패스와 횡패스를 최대한 하지 않고 공격 진영으로 강하게 넣는 종패스를 하기 때문”이라며 “상대 수비가 붙는 상황에서도 마치 손으로 던지는 것 같이 패스를 하는 강인이의 플레이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랬다”고 웃었다.

코너킥, 프리킥 등 정지된 상황에서도 이강인의 왼발은 돋보였다. 상대 골문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과 코너킥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교한 킥을 구사할 수 있는 전담 키커는 가치가 있다. 이강인은 에콰도르와의 4강전과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 감독은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전담 키커를 가지고 있는 팀은 강할 수 밖에 없다”며 “강인이가 코너킥과 프리킥처럼 정지된 상황에서 보여준 킥을 엄청났다”고 했다.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배달되는 크로스, 공격수의 움직임을 예측해 넣어주는 패스, 골대 구석에 꽂히는 프리킥 등은 쉬운 기술이 아니다. 특히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크로스와 패스는 항상 달라붙는 상대 수비를 따돌려야 하는 만큼 정확한 킥과 함께 타고난 축구 지능이 필요하다. 남다른 축구 센스를 가지고 있는 이강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공격 포인트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공격수와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파악한 그는 상대 2선을 오가며 양질의 패스를 뿌려주고 적극적인 배후 침투로 공격을 조율했다. 하 감독 역시 이 점을 주목했다.

하 감독은 “강인이는 공격수와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정지된 상황에서 좋은 킥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는 많지만 경기가 진행 중에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려면 강인이처럼 축구 센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감독은 이강인의 수비력도 칭찬했다. 그는 상대 패스를 미리 예측해 여러 차례 끊어내는 것은 물론 역습 상황에서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투지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 감독은 “팀의 에이스는 수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강인이는 수비에서도 제몫을 해줬다”며 “공수를 오가며 활약을 펼친 강인이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준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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