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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절반 끝난 프로야구, 모범생 FA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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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최대어 양의지가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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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정규시즌(720경기)의 절반 가까운 354경기를 소화했다. 언제나 그렇듯 지난 겨울은 FA(프리에이전트) 협상 테이블이 뜨거웠다. 소속팀을 옮긴 선수는 2명뿐이었지만 예년과 달리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펼친 선수들이 많았다. 과연 전반기 FA 모범생은 누구이고, 낙제점을 받은 선수는 누구였을까.

◇A+ 학점도 모자란 양의지, LG의 성공한 김민성 영입

지난 FA 시장 최대어는 단연 양의지였다. 포수이면서 타격까지 뛰어난 양의지는 두산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핵심이었다. 원소속팀 두산은 물론 여러 팀이 양의지 영입을 고려했고, 결국 양의지는 4년 총액 125억원을 제시한 NC로 향했다. 옵션이 없는 양의지의 1년 몸값은 31억원 정도다. 양의지는 벌써 그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내 홈런(12개), 타점(41개), 타율(0.366) 모두 1위다.

안방마님 역할은 더 완벽하게 해냈다. 김태군이 입대한 뒤 포수 문제를 겼었던 NC의 수비력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투수들과 호흡은 물론 김영규·박진우 등의 깜짝 활약도 끌어냈다. 이동욱 NC 감독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기대를 100% 해냈다. 올 시즌 양의지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KBO 기준)에서 3.61로 두산 페르난데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가중치가 높은 스탯티즈 기준 WAR에선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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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후 준수한 활약을 펼친 LG 3루수 김민성.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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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를 제외하면 FA 중 팀을 옮긴 선수는 LG 3루수 김민성뿐이다. 김민성은 양의지와 달리 원소속팀 키움과 계약한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총액은 3년 18억원(옵션 3억원 포함). LG는 이적료 5억원 포함 보상 선수 없이 23억원으로 김민성을 붙잡았다.

김민성은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하고 개인 훈련을 해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4월 5일부터 1군에 올라온 김민성은 51경기에 나가 타율 0.263(171타수 45안타), 4홈런·21타점을 올렸다. 방망이 성적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친 편. 하지만 수비에선 단연 존재감을 드러냈다. 411이닝 동안 실책은 4개. 주전 3루수 중에선 두산 허경민(0.975) 다음으로 수비율(0.970)이 좋았다. 수비 범위도 넓어 기여도도 높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민성의 올 시즌 조정수비 승리기여(WAA with ADJ)에선 0.392를 기록해 KT 황재균(0.393) 다음으로 높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LG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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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SK 최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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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SK 최정, 찬바람 맞은 김상수-윤성환 절치부심

SK는 주포 최정과 지난해 6년 계약을 맺었다. 정수근(당시 롯데) 이후 6년 계약은 역대 두 번째 사례.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0.244)에 그쳤지만 35홈런을 친 최정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커서였다. '역시는 역시'였다. 최정은 올 시즌 68경기에서 타율 0.295, 15홈런·55타점을 올렸다. 홈런 페이스는 지난해보다 못하지만, 공인구 영향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실제로 최정은 팀 동료 제이미 로맥(15개)과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랭크됐다. 염경엽 SK 감독은 "최정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스스로 잘못됐던 것들을 고쳐나가는 과정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김상수는 지난해 만 29세로 최연소 FA였다. 하지만 시장에서 김상수를 원하는 팀은 많지 않았고, 결국 3년 총액 18억원(옵션 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김상수는 해외 유턴파 이학주가 입단하면서 포지션을 2루로 옮겼다. 김상수는 컨버전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초기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점점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타석에서의 활약도 뛰어나다. 타율 0.283, 5홈런·29타점을 올렸다. 타고투저가 막을 내린 가운데 김상수는 오히려 OPS(장타율+출루율)가 지난해보다 상승(0.676→0.760)했다. 그동안은 부상 여파로 도루도 시도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15개로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삼성 투수 윤성환도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윤성환은 2013년부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지만, 지난해엔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결국 총액은 10억원이지만 연봉(4억원)보다 옵션(6억원)이 더 많은 계약을 해야 했다. 윤성환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엔 들지 못했지만 4월부터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4승 3패, 평균자책점 4.19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을 잘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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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군에 돌아오지 못한 한화 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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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이용규와 2군행 박용택

FA 중 낙제점을 받을 선수는 한화 이용규다.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기 때문이다. 2+1년 총액 26억원에 사인한 이용규는 개막 전 팀에 트레이드 요청을 했고, 결국 구단과 마찰을 빚어 사실상 근신 처분을 받았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시즌을 준비 중이지만 언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구단에 화해 제스처를 보냈지만, 아직 한화는 이에 답하지 않은 상태. 사실 트레이드를 시키는 것도 한화 입장에선 쉽지 않다. 외야수들이 부진한 한화로선 이용규 문제를 신중하게 풀 수밖에 없다.

최고령 야수인 박용택(LG)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박용택은 5월 초까지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러, 2군으로 내려갔다. 보름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좀처럼 팔꿈치 통증으로 열흘 만에 다시 내려갔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23(121타수 27안타), 0홈런·11타점. 명예로운 은퇴를 그리며 지난해 2년 계약을 맺은 박용택과 LG에게 모두 아쉬운 결과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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