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7년 4월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여자아시안컵 예선 남북 경기에서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평양 | 사진공동취재단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남과 북이 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월드컵 아시아 예선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생겼다. 이에 따라 태극전사들이 김일성 경기장에서 맞딱드리게 될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진 것도 사실이다. 낯선 잔디와 함성, 그러나 익숙한 음식과 날씨로 요약될 수 있다.
남북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추첨 결과 레바논,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이 H조 1번 시드, 북한이 3번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정해놓은 날짜에 따르면 두 팀이 북한 홈에서 붙는 날은 3달 뒤인 오는 10월15일이 된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및 최종예선에서도 한국과 한 조가 연달아 됐으나 당시엔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연주할 수 없다”는 명분을 들어 중국 상하이에서 홈 경기를 치렀다. 두 경기 모두 무승부로 끝났다. 이번엔 남북 화해 무드와 함께 AFC가 모든 경기를 각국 홈에서 치르도록 했기 때문에 평양에서 열릴 확률이 꽤 된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5만 수용 규모의 개선문 옆 김일성 경기장에서 했다.
북한 여성응원단이 지난 2017년 4월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여자아시안컵 예선 남북 경기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평양 | 사진공동취재단 |
우선 김일성 경기장은 인조 잔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인조 잔디의 경우, 시공을 막 끝낸 상태일 땐 천연 잔디와 큰 특징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탄자처럼 잔디의 특성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겨울 김일성 경기장 인조잔디 교체 작업을 완료했다. 이듬 해 4월 여자아시안컵 평양 남북대결 땐 양호한 인조잔디에서 두 팀의 여자축구대표팀이 경기를 펼쳤다. 2년이 지났기 때문에 2년 전보다는 인조잔디 상태가 나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경기장을 떠나갈 것처럼 만드는 함성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여자아시안컵 예선 때 북한은 한국과 경기하는 날이 평일 오후였음에도 5만 관중을 꽉 채운 뒤 금색과 은색으로 된 응원 도구를 준비, 노래 부르고 소리 지르며 열광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여자대표팀은 이를 대비, 평양으로 가기 전 목포국제축구센터의 인조잔디 구장에서 스피커를 여러 곳에 세워놓고 북한의 응원 소리를 크게 틀었는데 윤 감독은 평양 원정을 마친 뒤 “목포에서의 연습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음식이나 날씨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여자대표팀은 음식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아 이점을 얻었다. 오히려 인도나 홍콩, 우즈베키스탄 등 여자아시안컵 예선 다른 조 국가들이 “한식이 너무 많다”며 아쉬움을 표할 정도였다. 날씨도 비슷하다. 평양이 조금 추울 수 있지만 기온이나 습도는 비슷하다. 미세먼지도 서울과 같다. 태극전사들은 10월10일 홈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한 뒤 북한 원정을 한다. 항공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을 경유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육로 이동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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