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미스터 올스타 김하성. 2018. 7. 14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미스터 올스타’는 별들의 잔치마당인 올스타전의 진짜 주인공이다. 한 마디로 별 중의 별, 왕별이다.
지난 37번의 올스타전에서 35차례나 타자가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투수는 단 2차례에 불과했다. 지난 1985년 올스타전에서 김시진(현 KBO기술위원장)이 2경기 출전해 6이닝 무실을 기록하며 투수로는 첫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1985년까지는 올스타전이 한 시즌 3경기로 진행됐다. 그리고 1994년 정명원(현 KT코치)가 3연속타자 삼진 등 3이닝 무안타의 인상적인 투구로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시진과 정명원을 제외하곤 타자가 올스타전 왕별 자리를 독식했다. 타자는 올스타전에서 투수에 절대우세였다. 올해는 달라질 수 있을까. 올시즌은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정하면서 수년간 KBO리그를 휩쓸던 ‘타고투저’ 현상이 역전돼 ‘투고타저’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 여세가 25년 만의 올스타전 투수 MVP까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올스타전의 성격상 투수가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되는 건 쉽지 않다. 무엇보다 투수와 타자에게 주어지는 기회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엔 3이닝 이상을 던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투수는 1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올스타로 뽑힌 동료들에게도 고르게 기회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길어도 2이닝을 넘기지 않는다. 반면 타자는 많게는 3타석까지도 들어간다. 1이닝 무실점과 3타수 3안타의 무게감은 다르다. 투수는 한 번이라도 실투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타자들은 한두 차례 기회를 날리더라도 얼마든지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지난해에도 키움 김하성이 3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다. 별들이 즐비한 올스타전 무대에서 매 이닝 교체되는 투수보다는 타자가 절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김시진 기술위원장.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
첫 투수 미스터 올스타의 주인공 김시진 위원장도 “내가 던질 때는 올스타전이 3경기 체제였고 베스트 9에 뽑힌 선수는 전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래서 투수가 MVP를 받을 수 있었다. 요즘처럼 한 경기를 하는 경우엔 투수가 수상하기 어렵다”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2이닝 정도 퍼펙트로 막고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한다면 받을 확률이 생긴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올시즌엔 올스타전 이후 5일 휴식이 보장된다는 점에 주목하며 “투수들이 전력으로 던질 것이다. 친한 선수끼리는 ‘가운데 던져줄테니 한 번 쳐봐라’고 농담도 하지만 실제 투구판을 밟으면 그렇게 안된다. 수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에서 안타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투수는 없다”며 에이스들의 전력투구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바람처럼 각 팀 에이스들은 마치 실전을 치르는 것처럼 올스타전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SK 김광현은 일찌감치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올스타전 등판 준비에 돌입했다. 18일 문학 LG전에 등판할 수도 있었지만 SK 염경엽 감독은 그를 로테이션에서 제외했다. 올스타전을 이틀 앞두고 무리하지 말라는 배려다. LG 타일러 윌슨도 13일 등판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올스타전 선발이라고 해도 길어야 2이닝 아닌가. 윌슨도 좋은 투구를 보여줄 것이다. 전력으로 던져도 후반기 첫 등판에 전혀 문제없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들을 위시한 각 팀 간판 투수들이 무시무시한 강속구로 내로라는 올스타 타자들을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울 경우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
승부를 걸고 자존심 싸움을 펼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과 달리 KBO리그 올스타전에서는 투수들이 전력 투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후반기 등판을 염두에 두며 올스타전에서 무리하지 않았다. 부상을 핑계로 불참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올스타전의 경기력 저하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일주일로 늘어나며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별들의 전쟁’이 예고된다.
김 위원장은 “올스타전에 나오는 타자라면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다. 투수도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삼진 퍼레이드를 펼칠 수 있다. 불을 뿜는 타격전으로 축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도 좋지만 2-1, 1-0과 같은 타이트한 경기, 팬들이 긴장해서 지켜보는 투수전도 기대한다”며 투수 미스터 올스타의 탄생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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