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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고진영·이민지 `폭풍샷`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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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민지(왼쪽)와 고진영. [AFP = 연합뉴스]


폭풍처럼 매서운 샷을 몰아 쳤지만 너무 때늦은 감이 있었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24)과 세계 4위 이민지(호주)가 의기투합해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팀 경기인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2위를 차지했다.

고진영과 이민지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포볼 방식(각자 경기를 펼쳐 더 좋은 쪽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치러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합작했다. 이번 대회는 1·3라운드는 1개 볼을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2라운드와 최종 라운드는 포볼(베스트볼) 방식으로 치러졌다.

대회 최종일 고진영과 이민지는 나란히 버디 8개씩을 몰아 쳤지만 4개 홀에서 버디가 겹치면서 58타를 기록했다. 물론 이날 모든 팀 중 최고의 성적이다. 4라운드 합계에서 21언더파 259타로 대회를 마친 두 선수는 27언더파 253타를 적어낸 재스민 티다파 수완나뿌라(태국)-시드니 클랜턴(미국)에 6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과 이민지는 한때 1타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수완나뿌라와 클랜턴은 12번홀부터 6개 홀 연속 버디 행진으로 추격을 뿌리쳤다.

사실 수완나뿌라와 클랜턴의 우승은 전혀 예상 못한 결과였다.

수완나뿌라는 지난해 마라톤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의 세계랭킹은 106위에 불과했다. 더욱이 세계 268위의 클랜턴은 2부투어에서 주로 뛰던 선수였다. 올해 세 차례 LPGA투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 번은 컷 탈락했고 다른 두 대회에서는 40위와 64위를 기록했다. 그가 받은 상금이라고 해봐야 전부 1만3000달러가 고작이었다. 상위권 선수가 파트너로 지목하지 않는 한 나올 수 없었던 대회였지만 클랜턴은 친분이 있던 캐디가 수완나뿌라와 연결해 준 덕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고 끝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여겼다"는 클랜턴은 기적 같은 우승으로 새로운 골프 인생을 맞게 됐다. 지난 8년 동안 받은 통산 상금의 절반에 가까운 24만달러의 상금을 받았고 2년 동안 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클랜턴은 "2부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LPGA투어에서 우승하다니 꿈만 같다"며 "출전 기회를 만들어주고 우승으로 이끌어준 수완나뿌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나연(32)과 신지은(27)이 9타를 줄여 공동 3위(20언더파 260타)에 올랐고 모리야와 에리야 쭈타누깐 자매(태국) 역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은희(33)와 김효주(24), 전인지(25)와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나란히 공동 6위(18언더파 262타)를 기록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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