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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압박감·비바람 이겨낸 라우리 "실패 경험이 보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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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메이저 '디 오픈'서 15언더파 우승

PGA 두번째 우승이자 메이저 첫승

3년전 US오픈 '역전패 악몽' 씻어

플리트우드 2위, 박상현은 16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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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셰인 라우리(32·아일랜드)는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한 뒤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의 주차장에서 눈물을 쏟았다. 4년 연속 디 오픈 컷오프의 쓴맛을 본 그는 “당시에는 골프가 싫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보다 앞서 지난 2016년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에서 열린 US 오픈에서는 최종일 4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준우승했다. 실패의 경험은 약이 됐다. 라우리가 극심한 압박감과 거센 비바람을 이겨내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라우리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7,344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제148회 디 오픈(총상금 1,075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로 1오버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그는 단독 2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9언더파)를 6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유럽 투어 3승을 거둔 라우리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이자 메이저 첫 우승으로 우승상금은 193만5,000달러(약 22억7,000만원)다.

은제 주전자인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들어 올린 라우리는 “어릴 적부터 디 오픈 우승을 꿈꾸며 퍼팅을 해왔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히고 “3년 전 US 오픈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14~16번홀 3연속 보기를 적어내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공교롭게 이날도 US 오픈과 같은 4타 차 선두로 나섰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1번홀(파4)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때 2위 플리트우드에게 허용한 3타 차가 가장 큰 격차였을 정도로 추격자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라우리는 4번과 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6타 차까지 달아났다. 4타 차로 앞선 13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잠시 긴장했지만 벙커 샷을 홀 2m에 붙여 파를 지켰다. 14번홀(파4)에서는 플리트우드가 더블보기를 범해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고도 거리를 더 벌린 라우리는 15번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떨구면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순간 최대 시속 35마일의 강풍과 오락가락한 빗줄기는 라우리를 ‘자연과의 싸움’인 디 오픈의 진정한 챔피언으로 만든 장치가 됐다.

라우리는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 이후 11년 만에 아일랜드 출신 디 오픈 우승자가 됐다. 특히 올해 디 오픈은 68년 만에 북아일랜드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에 있지만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와 함께 영국의 일부인 지역이다. 하지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모두 아일랜드골프협회 관할 아래에 있고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와 달리 이들 사이의 반감은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아일랜드 골프스타 로리 매킬로이가 컷오프된 가운데 포트러시에서 약 280㎞ 떨어진 아일랜드 멀린가에서 태어난 라우리는 북아일랜드 갤러리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라우리는 “골프에 있어 우리는 한 나라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우승컵은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피나우(미국)가 7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메이저 전문가’ 브룩스 켑카(미국)는 6언더파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박상현(36·동아제약)은 2타를 잃었지만 2언더파 공동 16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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