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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백혈병 천재 동료를 위해 감동 메시지 보낸 수영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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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투병 중인 일본 선수를 위해 세계적인 수영 선수들이 발 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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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00m 접영 결승 시상식에서 메달리스트들이 급성 백혈병에 걸린 일본 이케에 리카코를 응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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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m 시상식에서는 깜짝 세리머니가 연출됐다. 금메달을 딴 마거릿 맥닐(19·캐나다)과 은메달을 딴 사라 셰스트룀(26·스웨덴), 그리고 동메달리스트 엠마 매키언(25·호주)이 시상대에서 내려온 후, 취재진들 앞에서 손바닥을 펼쳤다. 그들의 손바닥에는 'RIKAKO ♡ NEVER GIVE UP IKEE ♡'(리카코,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적어져 있었다.

이 세리머니는 지난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하느라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이케에 리카코(19·일본)를 위한 것이었다. 세 선수의 메시지가 전광판을 통해 전달되자 경기장에 있던 관중은 환호를 보냈다. 관중석에 앉아있던 일본 선수들도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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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캐나다의 마거릿 맥닐(가운데)이 2위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오른쪽), 3위 호주의 엠마 매키언과 시상대에 올라 투병 중인 이케에 리카코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적은 손을 흔들고 있다. 일본 여자 수영 간판 이케에 리카코(19)는 올해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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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리머니를 처음 제안한 것은 은메달을 딴 셰스트룀이었다. 호주의 매키언은 "셰스트룀이 이 세리머니를 제안해 흔쾌히 했다"며 "이케에가 병마를 꼭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셰스트룀은 접영 100m 4연속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은메달을 따낸 참이었다. 그런데도 셰스트룀은 맥닐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를 보냈고, 이케에를 위한 세리머니까지 제안했다.

이케에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크게 알렸다. 이케에는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접영 50m·100m, 자유형 50m·100m, 혼계영 400m, 계영 400m 등 총 6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일본 선수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관왕 기록까지 갈아치운 그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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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영 선수 이케에 리카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6관왕에 올랐다. [사진 이케에 리카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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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혈병 진단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이케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훈련 중이던) 호주에서 서둘러 귀국해 검사를 받았더니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알렸다. 그는 "아직 스스로도 믿기 어렵고 혼란스럽다. 우선 오는 4월 열리는 일본선수권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라며 "당분간 치료에 전념해 한층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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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영 선수 이케에 리카코. [사진 이케에 리카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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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식을 잘 알리지 않던 이케에는 지난 4일 자신의 19세 생일을 맞아 SNS에 소식을 알렸다. 항암 치료 중인 그는 머리에 모자를 쓰고 '해피 버스 데이' 장식물 앞에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18세의 나이는 좋은 일을 많이 경험했다. 19세에도 좋은 일, 좋은 날을 많이 늘리고 싶다"고 했다. 다시 수영장에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케에를 위해 세계 수영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그를 응원하고 있다.

광주=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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