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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6년 만에 찾아온 살얼음판 우승 레이스…K리그 흥행 불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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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리그1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울산 김보경이 상대와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19. 7. 14.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모처럼 우승 싸움이 치열하다. K리그를 보는 큰 재미 요소 하나가 추가됐다.

올시즌 K리그1에서는 어느 때보다 불꽃 터지는 우승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22라운드를 지난 가운데 전북이 승점 48로 1위에 올라 있고 울산이 47점으로 1점 차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전북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 3위 서울도 잠재적 우승후보다. 승점 42로 꾸준히 두 팀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의 최근 페이스가 떨어져 2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세 팀이 우승권에서 싸우고 있다고 봐야 한다.

K리그1에서 이렇게 우승 경쟁이 치열한 것은 오랜만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난 5년간 K리그 우승 싸움은 싱거웠다. 2013년 포항이 최종전에서 울산을 잡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게 치열했던 기억의 마지막 자락으로 남아 있다. 그 외에는 ‘1강’ 전북이 시즌 내내 여유롭게 앞서 가다 이변 없이 정상에 오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전북을 견제할 만한 팀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으면서 전북의 독주가 이어졌다. 전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 동안 네 번 우승했다. 유일하게 우승 트로피를 놓쳤던 2016년에는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시즌 도중 승점 9점 삭감 징계를 당했다. 당시 전북은 많은 승점을 깎이고도 리그 최종전 전까지 서울과 승점 동률을 이룰 정도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나머지 네 시즌 기록을 보면 전북이 얼마나 편하게 우승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는지 알 수 있다. 2014년 전북은 승점 81로 우승했는데 2위 수원(67점)에 14점이나 앞섰다. 2015년에도 전북이 73점으로 수원을(67점) 6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2017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전북은 75점을 기록하며 66점 획득에 그친 제주를 압도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86점을 얻어 승강제 도입 후 최다승점 우승을 달성했다. 2위 경남(65점)에 무려 21점 앞섰다. 말 그대로 ‘역대급’ 독주였다.

시즌 중후반까지는 수원, 포항과의 어느 정도의 경쟁이 이뤄졌던 2014년을 제외하면 전북은 매 시즌 선두 자리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2015년에는 4월12일 선두에 오른 후 단 하루도 2위로 떨어진 적이 없다. 막판에 우승을 놓쳤던 2016년에도 5월 29일부터 11월5일까지 5개월 넘게 순위표 맨 꼭대기를 유지했다. 2017년에는 5월27일 1위에 등극했고 그대로 순위를 지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4월11일부터 12월2일까지 총 236일을 선두에 머물다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울산이 확실하게 전북을 견제하고 있다. 시즌 전 예상이 들어맞는 분위기다. 전북은 터줏대감인 최강희 감독을 중국으로 보내면서 리더십 공백이 예상됐다. 반면 울산은 김도훈 감독이 3년째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이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2005년 이후 14년 만의 K리그 우승을 위해 적절한 영입까지 성공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는 윤영선, 불투이스 영입을 통해 보강했고 김보경, 주민규까지 오면서 공격이 강화됐다.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탈락했으나 K리그1에서는 전북과 큰 차이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울산은 ACL 일정으로 인해 미뤄진 17라운드 상주와의 경기를 24일 홈에서 치른다. 당장 이 경기를 잡으면 전북에 2점 앞선 선두에 오르게 된다. 비기기만 해도 승점 동률을 이룰 수 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던 서울의 경우 최용수 감독의 지도 아래 환골탈태 했다. 지금은 전북에 6점, 울산에 5점 뒤지지만 최 감독이 워낙 승점 관리에 능한 지도자라 언제라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김신욱의 이적이 전북의 전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우승 레이스에 변수가 됐다.

후반기 우승 경쟁은 최근 순풍을 타고 있는 K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실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우승 싸움이다. 지난 5년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모처럼 전북을 긴장하게 하는 팀들이 등장했다. 더불어 전북이 김신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지, 울산이 어떤 식으로 전북을 추격하거나 도망가는지를 보는 재미가 추가됐다. 두 팀, 혹은 세 팀의 피 말리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K리그1은 더욱 재미있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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