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45분 이상 출전’ 명시…‘호날두 노쇼’ 소송전 번진다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축구팬 ‘호날두 분노’ 확산]

K리그 친선경기서 풀타임 벤치 지켜

경기장 모인 6만 5천여 관중 ‘분통’

‘근육 이상 있다’던 호날두 출국 후

러닝머신 뛰며 장난치는 영상 올려

프로축구연맹, 주최측 상대 소송

주최측은 유벤투스에 소송 검토 중

일부 팬, 국민 청원·집단 손배소할 듯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날두=)날강두” “대국민 사기극” “한국팬 무시”….

지난 26일 저녁 6만5천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펼친 이탈리아 명문 클럽 유벤투스와 팀 간판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에 대한 국내 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에 끝내 출장하지 않은 호날두와 유벤투스가 주최사(더페스타)와의 애초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한 팬은 28일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마드리드에서 못 본 호날두 12년 만에 한국에서 재회하나 했더니 또 당했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를 비롯한 팬들은 “#날강두”라는 적대감 담긴 별명까지 만들어 해시태그하면서 실망을 넘어선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대회 주최사인 더페스타(대표 로빈 장)는 2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유벤투스와 체결한 계약서에 호날두가 최소 45분 출전하는 것이 정확히 명시돼 있다”고 밝혔고, 영문 계약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페스타는 이어 “유벤투스로부터 출전선수 엔트리를 전달받은 시점까지도 호날두의 부상이나 특정 사유로 출전을 하지 못한다는 그 어떤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후반전에 호날두의 출전이 불투명해진 이후 수차례 구단 관계자들에게 호날두 출전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유벤투스에 돌렸다.

한겨레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친선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날두의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며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한국에 오기 전날인 25일 밤 친선경기 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버젓이 교체선수 명단에 올렸다. 27일 새벽 1시께 한국을 떠난 호날두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Nice to back home’(집에 오니 좋아)이라는 글과 함께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장난치는 영상을 올렸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호날두의 최소 45분 출전’ 위반을 놓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위 관계자는 “이번 친선경기를 앞두고 주최사와 계약을 하며 ‘호날두의 최소 45분 출전’ 등을 위반할 경우 위약금을 물도록 했다”며 “연맹도 피해를 본 입장에서 더페스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페스타는 계약 내용을 위반한 유벤투스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 관계자는 “유벤투스 감독도, 구단 관계자도 계약 위반 시 페널티 조항을 알고 있었다. 경기 중에도 연맹이 구단 관계자한테 호날두의 출전을 수차례 종용했으나 ‘나중에 뛸 거다’라고 말하다가 ‘필드에서 벌어지는 일은 구단이 관여할 수 없다’고 발뺌했다”고 털어놨다.

유벤투스는 애초 ‘반나절 일정’이 무리라는 더페스타의 지적을 묵살한 채 이를 강행했고, 결국 중국 난징에서 항공기가 2시간 지연되면서 경기 개시도 57분이나 지연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경기 전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사인회에도 불참했는데 경기에도 뛰지 않으면서 경기장을 찾았던 일부 축구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집단 손해배상 소송까지 벼르고 있다.

2007년 7월, 명장 앨릭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친선경기를 하면서 성심성의를 다하는 팬서비스로 국내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당시에는 호날두도 출전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번 친선경기에 300만유로(약 40억원)의 개런티를 받기로 한 유벤투스는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더페스타도 완전 농락당했다. 유벤투스는 앞으로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