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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두산타선 '매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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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최주환이 1회말 1사만루 희생타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9. 7. 1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두산 타선에 매기가 사라졌다?’

지난해 상대에게 공포를 안겼던 두산 타선이 올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아주 못 치는 것도 아니지만 지난해 팀타율 0.309의 파괴력과 비교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타격이란 게 사이클이 있고 두산의 저력으로 볼 때 어느 순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두산은 팀타율 0.269로 전체 4위에 올라있다. 언뜻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시즌 평균 타율(0.268) 수준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SK와 선두다툼을 하던 두산은 6월 이후엔 5할 승률 유지에 머물다 약진한 키움에 덜미를 잡혀 3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 기간 팀타율은 0.263으로 더 떨어졌다. 팀방어율은 3.50(2위)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결국 타선이 문제라는 얘기인데 그토록 강하던 두산 타선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일단 4번타자 김재환을 비롯해 거의 모든 주전선수의 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3할타자는 외야수 박건우(타율 0.311)와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타율 0.342) 단 두 명뿐이다. 반발력이 떨어진 공인구의 영향으로 KBO리그 거의 모든 타자들의 성적이 하향세를 걸었지만 두산 타자들의 내림세가 더 커보인다.

타선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두산의 고민이 엿보인다. 두산엔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가 8명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이는 타선이 가장 안정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주전선수들이 성적이 대폭 떨어졌는데도 변화의 조짐이 안 보인다는 건 반대로 이들과 경쟁하고 뒤를 받치는 백업선수의 활약이 그만큼 저조했다고도 볼 수 있다. 자극제가 될 매기가 없으니 의지와 상관 없이 전체 분위기도 다운될 수 밖에 없다.

중견수 정수빈은 갈비뼈 골절 부상이후 제 몫을 못하고 있다. 타율이 0.242에 머물지만 여전히 붙박이 중견수다. 수비력이 워낙 출중한데다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다. 지난해 두산은 지미 파레디스와 스콧 반슬라이크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극도로 부진하자 조기 퇴출시키고 정진호 국해성 김인태 등 외야 백업요원들에게 이 자리를 맡겼다. 이들이 타팀 주전급 이상의 활약을 해줬기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9월엔 정수빈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군입대한 조수행은 대수비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타선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지난해 타율 0.301을 기록했던 정진호는 올해 타율 0.224에 머물고 있고 국해성(0.148), 김인태(0.100)도 이렇다할 활약도 못하고 기회도 부여받지 못했다.

내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붙박이 2루수이자 주장인 오재원은 올해 타율 0.140으로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합류가 늦은 최주환도 타율 0.281로 지난해만 못하다. 무엇보다 치열한 내야경쟁 구도가 사라졌다. 지난해엔 1루수 오재일~2루수 오재원~유격수 김재호~3루수 허경민에 2루와 1루 지명타자를 모두 커버하는 최주환이 용병급 활약으로 자리를 위협했다. 최주환이 선발 라인업의 상수고, 다른 선수들이 변수로 여겨질 정도였다. 전천후 백업요원 류지혁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만만치않은 방망이와 주루플레이로 힘을 보탰다. 대체제이자 보완재이면서 서로에게 확실한 자극을 주는 경쟁자였다.

그런데 올해는 내외야 모두에서 이런 자극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라인업을 채우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FA 유출로 선수들은 빠져나가고, 김재호 오재원 등 주전급은 분명 이전보다 노쇠했는데 이들을 위협할 차세다 선수들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주전선수가 부진할 때 이를 보완해주는 선수가 눈에 안 띈다. FA자격, 팀분위기를 위한 베테랑 예우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화수분 야구가 한계에 봉착한 듯한 인상이다. 두산 타선을 다시 파닥파닥 뛰게 할 자극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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