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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나를 자극하는 건 너"…`골프퀸` 기싸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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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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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단 한 자리뿐인 '토종 골프퀸'은 누가 될까. 11일 막을 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로 하반기 개막을 알린 KLPGA 투어는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더스타휴CC에서 열리는 보그너 MBN 여자오픈으로 경쟁을 이어간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돌풍과 폭우가 쏟아지며 아쉽게 최종 라운드가 취소됐다. 이 덕분에 2라운드에 선두로 올라선 유해란(18·SK네트웍스)이 행운의 우승을 차지하며 하반기 KLPGA 투어 시드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대회가 열린 제주 오라CC 클럽하우스에는 아쉬움의 탄식이 더 컸다. 선두권에 오른 선수들이 최종일 진검 승부를 펼쳐 볼 기회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바로 이어지는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 대한 각오가 더 매서워졌다. 이날 단독 2위였던 김지영(23·SK네트웍스)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지영은 "지금 샷 감각이 많이 올라오고 리듬이나 느낌도 너무 좋았다. 선두와 2타 차밖에 나지 않아 내심 기대했는데 최종 라운드가 취소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한 뒤 "하지만 아쉬움을 갖고 만회하기 위해 너무 욕심을 내면 안 된다. 내일은 다시 모든 것을 잊고 연습하면서 좋은 샷 감각을 유지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더스타휴CC는 기본적으로 거리가 좀 나야 편안하다. 올 시즌 장타랭킹 3위에 오를 정도로 티샷 비거리가 늘었고 단점이었던 100m 이내 샷에서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아쉬움이 남은 만큼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는 좀 더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노려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인상 레이스 선두이자 삼다수 마스터스를 공동 3위로 마친 조아연(19·볼빅)도 아쉬움을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풀겠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이글도 하는 등 이틀간 69타, 68타를 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이렇게 마지막 우승 경쟁을 펼칠 기회가 사라져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 조아연은 빨리 마음을 다잡고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1621점으로 신인상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아연은 2위 이승연(1221점)에 400점 앞서 있다. 꾸준하게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신인왕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조아연은 하반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으로 60대 타수를 적어 평균타수를 70.5320타로 만들며 '평균타수 1위'로 올라서 신인상과 최저타수상을 동시에 받을 기회를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아연은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상금랭킹도 4위(4억2456만원)로 뛰어올랐고 대상포인트 부문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을 펼칠 자리를 제대로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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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사진 제공 = KLPGA]


이번주 열리는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는 대상포인트 1~5위에 올라 있는 조정민(25·문영그룹), 최혜진(20·롯데), 김아림(24·SBI저축은행), 조아연, 박채윤(25·삼천리)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근소한 차이다. 조정민이 296점을 기록했고 최혜진은 294점, 이어 김아림·조아연·박채윤이 각각 289점, 282점, 262점을 기록하고 있다. 단 한 대회라도 흔들린다면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다.

상금랭킹 '톱4'도 총출동해 치열한 '상금퀸' 경쟁을 펼친다. 최혜진이 7억3872만원으로 선두를 달리지만 2위 조정민(5억7093만원), 3위 이다연(5억1755만원)에 이어 4위 조아연(4억2456만원)까지 우승을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언제든 상금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분위기다.

물론 올 시즌 4승을 올리며 상금 선두를 달리는 최혜진의 각오는 남다르다.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최혜진은 2언더파 142타로 공동 17위로 마무리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어도 최종 라운드를 통해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취소돼 아쉽다"고 말한 최혜진은 "그래도 이어지는 보그너 MBN 여자오픈까지 하루의 시간이 더 생긴 만큼 최대한 체력을 회복하고 샷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최혜진은 지난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는 10위에 올랐다. '타이틀 탈환'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최혜진은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대회다. 하지만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차분히 플레이하며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더스타휴CC에 대해서도 "코스가 길고 어려운 편이라 항상 긴장하고 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과거 성적이 괜찮은 것을 보니 궁합은 나쁘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김보아는 지난 5월 열린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지난해 열린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한 이후 통산 2승째. 이제 김보아는 '약속의 땅' 양평 더스타휴CC에서 타이틀 방어와 동시에 첫 '시즌 다승'을 노리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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