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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샷 하나에 3분, 버디퍼트엔 2분…디섐보, 느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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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

‘슬로 플레이’로 도마에 올라

디섐보 “전체 샷의 5%도 안돼”

경향신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총상금 925만달러)가 ‘슬로 플레이’ 논란으로 뜨겁다.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필드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26·사진)가 있다.

디섐보는 지난 10일 진행된 2라운드 16번 홀에서 약 65m 거리의 샷을 하는데 3분가량이나 시간을 소비했다. 볼이 놓인 지점에서 홀까지 걸어가 그린 상태를 확인하고 천천히 돌아온 디섐보는 연습 스윙으로 시간을 더 보내고 나서야 샷을 했다.

디섐보는 8번 홀 그린에서도 2.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하기 위해 2분 넘게 시간을 썼다. 홀 앞뒤를 오가며 그린을 자세히 살핀 그는 야디지북도 몇 번이나 봤다. 하지만 버디 퍼트를 실패하고 파를 기록했다. 같은 조로 플레이하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관중이 이 과정을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잉글랜드 골프선수인 에디 페퍼렐도 ‘동반자인 토미(플릿우드)와 토머스가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라. 슬로 플레이는 동반자에게도 경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든다’는 댓글을 달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필드의 물리학자’ ‘필드의 과학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모든 아이언 샤프트의 길이를 같게 만들어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호머 켈리가 쓴 <골핑머신>이라는 책에서 똑같은 궤도로 스윙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샤프트를 같은 길이로 맞췄다”는 게 그의 얘기다.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각 조의 첫 번째 샷을 하는 선수는 최대 50초, 그다음 선수들은 40초 안에 샷을 끝내도록 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해도 벌타는 없고 벌금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디섐보는 11일 끝난 3라운드를 이븐파로 마쳐 공동 24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이날 18번 홀을 보기로 마친 디섐보는 마이크 있는 곳으로 가서 “내가 샷을 하는 데 40초를 넘길 때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전체의 5%도 안된다. 다른 선수들도 많은 시간을 쓸 때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 공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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