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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손바닥이 근질…독종 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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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이후 복귀하자마자 ‘펄펄’

훈련 시작 닷새 만에 1군 복귀

5위 싸움 나선 KT 후반기 큰 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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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20·KT·사진)는 지난 3일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6월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손바닥이 찢어져 수술받은 이후 처음으로 배팅케이지에 들어갔다.

KT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어리지만 팀내 최고 스타인 강백호의 복귀 뒤 모습은 사상 첫 5위 싸움에 나선 후반기 KT의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었다. 방망이를 잡는 느낌만 괜찮아도 다행이었을 이날 강백호는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강백호는 악착같이 운동했다. 7월 초 수술 실밥을 풀자마자 야구장에 나타나 “빨리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빈말이 아니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던 중에 이미 방망이를 특수 제작해놓고 있었다. 원래 손바닥으로 노브(방망이 밑동)를 쥐고 타격하지만 부상 부위에 자극이 되자 중량을 20g줄이고 더 길게 만든 방망이를 준비했다. 7월 말부터 혼자 조금씩 배팅을 시작한 강백호는 3일 본격 훈련에 들어간 지 닷새 만인 8일 잠실 두산전에서 복귀했다.

강백호는 어리지만 독하다. 자존심도 강하다. 홈런 1개가 모자라 대졸 신인 박재홍이 1996년 세운 30홈런 기록은 깨지 못했지만 지난해 29홈런을 쳐 역대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고도 수비력 부족을 아쉬워하며 올시즌을 단단히 준비했다. 난생처음 해보는 외야 수비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강백호는 “타격만 잘하는 반쪽짜리 선수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며 올해 수비 연습에 열을 올렸다.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가 웨이트트레이닝과 사우나를 하며 하루 운동을 미리 준비했다.

독한 막내 강백호의 남다른 독기는 복귀 이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0일 수원 한화전에서 홈런 두 방을 때렸다. 0-3으로 뒤지던 4회말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시작을 알린 강백호는 2-4로 뒤지던 7회말 3점 홈런을 날려 5-4로 승부를 뒤집었고 KT는 그대로 승리했다.

강백호는 복귀전이던 8일 두산전부터 특수 제작한 방망이 대신 원래 쓰던 방망이로 쳤다. 아직 수술 부위에 미세한 통증이 남아있지만 제대로 치고 싶어 원래 쓰던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손바닥이 아파 여전히 노브를 잡지 못하고 방망이를 조금 짧게 쥐고 스윙하고 있는 강백호는 복귀 뒤 지난 10일 한화전까지 사흘 동안 10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돌아오자마자 타격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강백호는 이날 타율을 0.344로 올려 올시즌 처음으로 타격 1위에 올랐다. 10일까지 KT 타자들의 규정 타석은 338타석이었다. 개막 이후 교체 없이 거의 전 타석을 소화한 강백호는 이미 부상 전 347타석을 소화했다.

대부분 선수에게 2년차는 아직 프로야구 선수로서 자아를 만들어가는 시기지만, 강백호는 나이와 연차로는 짐작이 어려운 기대와 부담을 안고 있다. 6월 말 타선의 핵심 강백호가 빠지자 큰 우려를 샀던 KT는 오히려 그 뒤 9연승을 내달렸고 상승세를 타 5위 싸움에 합류했다. “내가 돌아온 뒤 팀이 못하면 안된다”며 막내답지 않은 걱정을 해야 했던 강백호는 그동안 잘 치던 형들이 지칠 때 돌아와 절정의 타격감으로 팀을 위기에서 끌어올렸다. ‘독종’ 강백호는 더욱 독해져 돌아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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