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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뜻밖의 나종덕 홈런…사직 가득찼던 박수와 함성 소리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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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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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더욱 드라마틱했고, 감동했다. 그리고 모두가 환호했다. 롯데 자이언츠 나종덕의 홈런 그 이후 사직구장 곳곳에는 박수가 가득했다.

롯데는 지난 15일 한화와의 ‘꼴찌 단두대 매치’에서 11-5 대승을 거뒀다. 9위 롯데는 최하위 한화와 승차를 2.5경기 차이로 벌렸다. 일단 맞대결에서 최하위로 추락하는 상황은 막았다. 타선 폭발과 불펜진의 호투 등이 승인이었다. 하지만 승리 자체보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장면은 5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터진 나종덕의 스리런 홈런이었다.

나종덕은 앞선 34타석 동안 연속 무안타로 지독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올 시즌 포수쪽에서 터진 폭투 문제 등으로 인해 나종덕을 비롯한 포수진 전체를 향한 무분별했던 비난은 그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부담감을 계속해서 짊어지고 시즌을 소화해야 했다. 타석의 부진은 연속 타석 무안타 기록으로 대변됐다.

시즌 초중반 대부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책임졌던 나종덕은 현재 안중열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한 발 물러서서 경기를 보고 있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마음의 부담이 있는 상태다. 이를 해소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일단 벤치를 지키는데 벤치에서 지켜보는 것도 경험이다. 종덕이에게 웃으라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지금은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도 있는 것 같다”면서 “타격 쪽에서도 지금 이 시기에 변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현재 나종덕을 관리하고 있는 과정을 전했다.

유독 성장 과정이 혹독하다. 선배들 후배들 모두 나종덕이 이 과정을 이겨내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고 타석 자체에 대한 기대치는 별개의 문제다. 지난 15일 경기가 그랬다. 초반 난타전 흐름 속에서 롯데는 8-5로 한화의 추격을 받고 있었다. 5회말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나종덕에 앞서 민병헌, 채태인이 모두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나종덕이 34타석 무안타를 끝내고, 초중반의 난타전 흐름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나종덕이 홈런을 때려낸 뒤 공필성 감독대행의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덕아웃도 술렁였다. 그만큼 나종덕의 홈런포가 롯데 선수단에 전한 충격파는 강했다. 그 어느 때보다 덕아웃의 환호성과 박수 소리도 컸다. 신인 고승민은 공필성 감독 대행 옆까지 버선발로 마중을 나왔고, 전준우는 경의를 표하며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나종덕의 헬멧을 벗겼다. 포지션 경쟁자인 안중열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7회말 나종덕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들은 나종덕을 큰 환호성과 박수로 맞이했다. 나종덕은 “프로에 와서 그렇게 소름이 돋았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기 후 공필성 감독대행이 주재하는 라커룸 리뷰 시간에서도 박수소리는 터져나왔다는 후문. 그라운드 인터뷰와 방송 인터뷰를 하느라 뒤늦게 라커룸에 들어간 다시 한 번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나종덕은 “리뷰에 들어가니 박수를 크게 쳐주셨다”고 전했다.

공필성 대행도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지만 홈런의 숨은 조력자다. 나종덕은 “감독 대행님께서 ‘노아웃 상황에서 번트를 댈래?’라고 물으셨는데, ‘작전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꾸짖으셨다. 그리고 ‘작전 생각하지말고 자신있게 쳐라’고 말씀을 해주셨다”고 밝히며 홈런이 나오게 된 배경을 전했다.

나종덕은 잔상이 짙을 하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젠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그는 “내 마음고생보다 부모님이 더 걱정이었다. 주위가 더 걱정일 정도였다”면서 “항상 주위에서 힘을 얻고 있는데, 이제는 좋은 기운을 전해주고 싶다. 오늘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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