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테스트 경기에서 손을 잡고 골인하는 리어먼스(오른쪽)와 브라운. /AP 연합뉴스

1·2위로 달리던 두 선수가 손을 잡은 채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도 잠시, 둘은 곧 실격 통보를 받았다. 황당한 사건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마린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일어났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 출전한 제시카 리어먼스(31)와 조지아 테일러 브라운(25·이상 영국)은 수영(1.5㎞), 사이클(40㎞)을 거쳐 마지막 러닝 구간(5㎞) 결승점에 가장 먼저 다다랐다. 대회 조직위는 오전 7시 반부터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10㎞인 러닝 코스를 5㎞로 단축했다. 승리의 기쁨에 젖은 리어먼스와 브라운은 맞잡은 손을 치켜세운 채 나란히 골인했다. 공식 기록은 1시간40분08초였다.

하지만 둘은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먼저 골인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동시에 레이스를 마쳐선 안 된다'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 규정 때문이었다. 최초 사진 판독으로는 리어먼스가 브라운보다 앞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회 조직위는 규정에 따라 둘의 실격을 선언했다. 동료애를 발휘하며 축하 세리머니를 했다고 생각했던 두 선수는 '규정을 몰랐다'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기록상 3위(1시간40분19초)였던 플로라 더피(버뮤다제도)는 행운의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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