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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남준재 향한 야유와 박수, 꼴찌 대결 더 뜨겁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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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남준재라는 선수 한 명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가장 뜨거운 경기였다.

인천과 제주는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씩을 나눠가진 가운데 인천은 19점으로 10위 경남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11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주는 18점을 기록하며 경남과의 간격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순위표 맨 아래 있는 팀들의 맞대결답게 90분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홈팀 인천은 최전방의 케힌데를 중심으로 높이를 이용한 플레이를 구사했다. 측면에서는 좌우의 김진야와 곽해성이 활발한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제주 수비를 균열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케힌데는 몇 차례 좋은 슛 기회를 잡았으나 헤더가 골대 위나 옆으로 빗나가는 등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주는 인천의 끈끈한 포백 수비를 뚫기 위한 방법으로 중거리슛을 택했다. 슛 능력이 탁월한 미드필더 이창민이 적극적으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인천과 마찬가지로 제주도 정확도가 부족했다.

치열한 공방전을 더 뜨겁게 만든 장외요소는 남준재의 존재였다. 인천에서 가장 사랑 받는 선수였던 남준재는 제주로 트레이드 되는 과정이 논란이 되면서 반대로 미움 받는 선수로 변했다. 이날 인천 서포터는 남준재가 공을 잡을 때마다 크게 야유하며 플레이를 방해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가장 크게 이름이 연호되던 선수가 한순간에 ‘안티콜’을 받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야유는 남준재가 교체되는 후반 9분까지 이어졌다. 남준재와 측면에서 맞대결한 김진야는 어느 때보다 투쟁적으로 옛 동료를 막아내며 박수를 받았다.

교체 신호를 받은 남준재가 벤치로 향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남준재는 경기장 3면을 향해 예의바르게 박수를 치며 인사를 전했고, 응원석을 제외한 나머지 관중석에 앉은 팬이 박수를 보냈다. 오랜만에 인천으로 돌아온 남준재에게 여전히 애정을 보인 팬도 많았다. 남준재는 경기 후에도 서포터석으로 다가가 박수를 건냈는데 일부 팬은 여전히 야유했고, 다른 팬은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경기 도중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남준재를 보는 팬 간의 온도차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였다.

반대로 남준재와 트레이드 돼 인천 유니폼을 입은 김호남은 인천 팬의 더 큰 박수를 받았다. 인천 팬은 보란 듯이 김호남의 이름을 외치며 선수에게 힘을 보탰다. 김호남도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다 후반 35분 교체돼 들어갔다.

이후에도 양 팀은 치열하게 싸웠다. 인천은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제주는 수비에 집중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인천과 제주 모두 마무리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인천은 정규시간 종료 직전 무고사가 결정적인 헤더 기회를 잡았으나 슛이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고, 추가시간 김진야의 헤더마저 오승훈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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