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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두산 린드블럼 “후회한 경기 한 번도 없다…4관왕? 4승 더? 그건 신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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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9승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향해 가는 두산 린드블럼



경향신문

지난 11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조쉬 린드블럼이 경기가 12-7 승리로 끝난 뒤 포수 박세혁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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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KBO리그는 역사상 최고 외국인 투수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5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조쉬 린드블럼(32·두산)이 KBO리그 성공시대를 완성하는 중이다.

린드블럼은 19일 현재 19승1패 평균자책 2.03을 기록 중이다. 다승·평균자책과 함께 탈삼진(152개)과 승률(0.950)에서도 2위를 큰 차이로 앞서 투수 4관왕을 향해 달리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14일 린드블럼을 만나 올 시즌 성공 이유와 솔직한 욕심들을 들어보았다.

2015년 롯데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린드블럼은 두 시즌 반 동안 28승27패를 거둔 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해 2년 동안 34승5패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에서 4.25였던 평균자책도 두산에서는 2.47로 확 낮아졌다. 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을 홈으로 쓰는 상위팀으로의 이적은 린드블럼이 성공한 또 다른 이유와도 통한다.

“넓은 구장·좋은 동료 덕에 기록 나와

고마운 한 명 꼽으라면 포수 박세혁

어려운 상대? 강백호·안치홍·한동민


린드블럼은 “(이전 팀에서 거둔 성적과 비교하는 것이) 말하기 애매하지만 비밀은 아니다. 잠실구장이 사직구장에 비해 투수친화적인 구장이고, 더불어 두산에 좋은 동료들이 많아 나 역시 좋은 기록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두산 동료들 모두가 고맙지만 한 명만 뽑으라면 단연 포수 박세혁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상대 타자를 공부해오고 나랑 호흡이 잘 맞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린드블럼에 앞서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는 두산 출신 두 투수가 꼽힌다. 2000년대를 호령하며 KIA에서 3년(41승), 두산에서 3년(49승)을 뛴 다니엘 리오스와 지난해까지 8년을 뛰며 2010년대를 지배하고 통산 100승을 넘긴 더스틴 니퍼트는 특히 22승으로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최소 6차례 더 등판할 수 있는 린드블럼은 4승만 거두면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을 기록한다. 역사상 선동열(1989~1991년)과 윤석민(2011년)밖에 하지 못한 투수 4관왕까지 달성하면 린드블럼은 이견 없는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가 된다.

린드블럼도 욕심은 갖고 있다. 린드블럼은 “내 목표는 항상 최고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을 내더라도 결과를 컨트롤하는 것은 내 영역 밖”이라며 “물론 리오스나 니퍼트의 기록을 넘어서고는 싶다. 4관왕 도전 역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하기 시작하면 내가 무너져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솔직히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기록은 단 하나, 볼넷이다. 경기당 1개 이하만 기록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후회한 경기가 단 한 번도 없다. 올 시즌 끝까지 그런 경기를 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목표는 늘 최고가 되는 것이지만

기록 신경쓰다보면 무너질 것 같아

메이저리그 복귀? 여권은 숨겨놨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꾸느냐는 질문에 “‘예스’이기도 하고 ‘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에서 야구하는 것은 모두의 꿈이다. KBO리그에서 뛴 뒤 빅리그로 복귀한 선수들을 보면 멋지다. 나 역시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가면 좋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게 꿈이라는 것이지 나를 좋아해주고 좋은 동료와 팬들이 있는 한국 야구에서 계속 뛰는 것도 좋다. 다만 여권은 잘 숨겨놨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경향신문

두산 조쉬 린드블럼이 지난 1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를 묻는 질문에 강백호(KT), 안치홍(KIA), 한동민(SK)의 이름을 부르며 “피해갈 수 없으니 더 잘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데뷔한 2년차 강백호의 이름을 먼저 떠올린 린드블럼은 “그의 자신감 때문이다. 신인들은 첫해에는 분위기에 위축돼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데 강백호는 그런 것 없이 자신감을 갖고 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인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롯데에서도 완봉승 포함 3차례 완투를 하며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2017년 딸의 건강 문제로 시즌을 도중에 접고 미국으로 돌아가 자상한 아버지, 가정적인 선수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거기에 막강한 리그 최강 에이스로 올라서면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린드블럼은 “내가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다. ‘슈퍼히어로’ 같은 말을 듣는 것이 민망할 정도”라며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아마 10년 뒤에는 내 개인 성적과 기록으로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 동료들이 나중에 나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또 “내가 몇 승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1승만 더’를 목표로 던지겠다. 건강하게 시즌을 끝까지 마치고 두산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이 최고의 시즌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광주 | 글·사진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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