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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철통 자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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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랴오위안허 七단 / 黑 신진서 九단

〈제12보〉(149~165)=신진서는 모든 야전(野戰)에 능하지만, 특히 광활한 중원을 무대로 벌어지는 백병전에 다른 누구보다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흑백의 돌들이 얽히고설켜 쌍방 생사가 오가는 전투에서 놀라운 수읽기와 판단력으로 형세를 지배한다. 중국의 동갑내기 천재와 겨룬 이 바둑이 그런 흐름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신진서가 자신의 장기(長技)를 발휘하며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장면이 전개된다.

백 △가 최선의 행마였다면 149도 오직 '이 한 수'의 자물쇠였다. 150으로 참고 1도의 저항은 어땠을까. 20 이후 실전보 '가' 패가 승부인데, 상변에 '가' 등 흑의 팻감이 월등히 많아 이 변화도 흑의 필승이다. 152 때 153이 예리해 154가 불가피하다. 154로는 참고 2도 1로 수를 늘리고 싶지만 흑 2, 4로 차단된다.

155부터는 특별한 묘수 없이 수를 줄이는 과정. 163으로 하나 끊어두고 165로 늘자 잠시 호흡을 고르던 랴오위안허가 항복을 선언한다. 계속 둔다면 중앙 백과 하변 흑의 수상전은 패가 정답이고, 그래선 '나' 등 흑의 월등한 팻감을 당할 수 없다. 좌하 일대 막강한 흑세의 위력이 결국 말을 한 마무리였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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