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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지정생존자' 최윤영 "반복된 '캔디'役, 새로운 역할 갈증 있었다"[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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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어느덧 11년차가 된 배우 최윤영(34)에게 ‘지정생존자’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었다.

20일 종영하는 tvN 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이하 지정생존자)는 국회의사당이 갑작스러운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아 붕괴되고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생존한 환경부장관 박무진(지진희 분)이 60일 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극중 최윤영은 청와대 제1부속 비서관 정수정 역을 맡았다. 장관 때부터 박무진을 보좌한 인물로 어떤 상황에서도 그를 믿고 지지하는 버팀목 같은 존재다. 촬영을 마친 최윤영은 “그간 안 해본 역할이라 연기할 때마다 재미있고 끝나는게 아쉬웠다”며 ‘지정생존자’에 대해 소회했다.

최윤영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을 겪고 있던 중 ‘지정생존자’를 만나게 됐다고. “지금까지 주로 가난하지만 씩씩한 ‘캔디’같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번엔 지식수준도 높고 당차고 옷도 예쁘고.(웃음) 그런 역할이라 끌렸다. 또 tvN 드라마를 한 번도 안 해봐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정치 인물을 연기하는게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대사도 어려웠고, 연기톤도 신경써야 했다. 이에 대해 최윤영은 “정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공부 많이 하려고 나름 노력했던 거 같다. 뉴스도 챙겨보고 대본을 받았을 때 모르는 정치 용어들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가면서 공부했다”며 “아마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랬을 거다. 드라마가 끝나고 보니 정치에 대해 관심도 많아지고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가 원작이다. 리메이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느냐고 묻자 “없을 순 없었다”고 입을 연 그는 “원작에서 제 역할인 대통령 보좌관 에밀리 로즈는 나이 많은 정치인들 앞에서 팔짱도 끼고 다리고 꼬고 말도 훨씬 거칠다. 백악관 안에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씬에 자주 등장하곤 한다. 에밀리에게서 풍기는 전체적인 느낌은 정수정에게 많이 가져오려 했지만 미국과는 아무래도 정서가 사뭇 달라서 우리나라 정서를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캐릭터를 해석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비서실장 차영진역의 손석구와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최윤영은 “석구 오빠가 출연했던 KBS2 ‘최고의 이혼’ 팬이었다. 특히 오빠가 연기하는 스타일과 캐릭터가 신선하고 좋아서 나도 저런 배우랑 연기해봤음 좋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번 작품에서 만나 너무 좋았다”며 “유연한 배우다. 배우들이 잘 하지 않는 움직임들이 많다. 제스처가 크고 그런데 그게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아 저희는 ‘할리우드 연기’라고 오빠에게 말한다. 평소에 제가 배우로서 갖고 싶은 점들이 오빠한테 많은 거 같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차영진(손석구 분)이 정수정에게 ‘치맥이라도 할래요, 같이?’라고 말한 장면을 꼽았다. 매번 날이 서있던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고, 비록 정수정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지만 ‘치맥’이 만든 둘의 핑크빛 케미에 시청자 반응도 뜨거웠다.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 다시보기 조회수도 높고 댓글도 많았다. 둘의 앙상블이 잘 맞아서 그런 것 아닐까. 원래 댓글을 잘 안 찾아보는데 해당 영상에 좋은 댓글들이 많더라. 오빠랑 계속 좋은 댓글들을 찾아보고 있다.(웃음)”

실제 최윤영이었다면 어땠을거 같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워낙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따라갈 거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별다른 의미 없이 친목 도모를 위해 갈수도 있지 않나. 물론 단둘인 안가겠지만”이라며 “단칼에 거절한 수정이는 술을 별로 안 좋아하나보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청와대 내에서 거의 유일한 여성캐릭터인 정수정은 기존 한국드라마에서 고착화되게 그려졌던 전문직 여성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권력욕도 충만하고 일에 대한 소신과 자부심도 크다. 최윤영이 본 정수정은 어땠을까. 이에 대해 최윤영은 “저도 그래서 더 좋았고 이 캐릭터에 끌렸다. 지금까지 해본적도 없고 틀에 박힌 캐릭터가 아니라서 여성 시청자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실거라 생각했다”며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러 사건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많다 보니 정수정이 일하면서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많이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던 거 같다. 그래도 소신있게 자기 뜻을 얘기하고 바른 소리를 하는 장면들이 있을 때마다 저도 스스로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 촬영 전날부터 설레었다”고 이야기했다.

‘지정생존자’는 꾸준히 4%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시청률에 대해 만족하냐고 묻자 “기대했던 시청률은 조금 더 높긴 했지만 소재 자체도 정치 이야기라 시청자 유입이 어려운 점도 있었던 거 같다”고 보며 “그래도 고정 시청자 층이 확고하고 드라마 팬분들이 워낙 열심히 활동해 주셔서 배우들 모두 만족하며 촬영했다. 저희 부모님도 제가 그간 했던 드라마 중 이번 드라마를 제일 열심히 보신다”고 전하기도.

시즌2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최윤영은 “배우들 심지어 카메라 감독님들도 또 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글은 작가님이 쓰시는 거니까 모든건 작가님께 달렸다”며 “종방연 때 석구 오빠가 작가님이랑 둘이 오래 얘기를 하길래 봤더니 시즌2 하면 안되냐고 설득하고 계시더라. 배우들 다 한마음이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좀 더 코믹한 소재도 넣어서 좀 더 보기 편한 정치 드라마가 됐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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