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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한보름 "한 계단씩 '레벨업'하는 게 목표,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종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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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심언경 기자]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한보름이 첫 주연작 '레벨업'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서른셋의 견고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한보름은 2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MBN 수목드라마 '레벨업'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레벨업'은 구조조정 전문가와 게임 덕후가 부도 난 게임 회사를 살릴 신작 출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지난 15일 종영했다.

한보름은 '레벨업' 종영 소감으로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사실 끝났다는 느낌은 이전에 들었다. 그런데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드라마가 종영하고 나서야 '진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연화로서 '레벨업'을 보내주게 됐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끝나도 실감이 안 났었다. 이제는 진짜 떠나보내는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레벨업'은 한보름의 첫 주연작이다. 이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했을 듯하다. 한보름은 "첫 주연이어서 부담이 엄청 컸었다. 그래서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절대 해를 끼치면 안 되니까 '최대한 잘해야겠다'라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 상대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한보름은 신연화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한보름은 "그 역할 자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나와 연화가 비슷한 면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제 안에 다양한 모습들이 있지 않나. 그 안에서 연화와 비슷한 면을 끌어내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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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름은 극 중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게임기획팀장 신연화 역을 맡았다. 신연화는 남자 주인공 안단테(성훈 분)과 자신을 짝사랑하는 곽한철(차선우 분) 사이에서 로맨스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한보름은 상대 배우 성훈의 첫인상에 대해 "처음에는 사실 친해지기 어려웠다. 저에게는 너무 연예인이셨다. 예능도 많이 나오셨고. 처음 봤을 때 키도 크고 멋있으셔서 '연예인이다'라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극 후반부로 가면서 한보름과 성훈이 호흡을 맞추는 신들이 늘어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한보름은 "성훈 배우님은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모습과 거의 비슷하신데 더 인간적이시다. 항상 바쁘셨고 스케줄도 많으셨는데, 늘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주셨다. 역시 '주연 배우들은 다르구나' 하면서 배우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보름은 그동안 밝고 유쾌한 역할보다는 어둡고 독기 있는 배역을 맡아왔다. 당장 전작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도 강렬한 인상의 악녀 고유라로 분했다. 그래서 한보름은 '레벨업'에서의 로맨스를 상당히 기대했다고.

한보름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사실 기대감이 있었다. 나도 드디어 로맨스를 하는구나 싶었다. 매번 버림 받고 죽고 이런 역할만 했지 않나"라며 "그런데 로맨스 신은 12부 끝에 조금 나온다. 아쉽긴 했지만, 성훈 배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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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름에게 '레벨업'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한보름은 '레벨업'으로 첫 주연에 도전했고, 이전과 다른 유쾌한 일상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보름은 "정말 고생했지만 즐겁게 촬영했다. 현장 가는 게 재미있을 정도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많이 친해졌다. 그에 비해 시청률이 안 나와서 아쉬웠지만 저희는 제목 따라 가면 좋겠다고 했다"며 "감독님도 첫 드라마셨고 저도 첫 주연이었다. 성훈 선배님도 이런 역할을 처음 맡으셨다. 다 같이 '레벨업' 할 수 있었던 현장이 됐던 것 같다. 시청률보다는 함께 좋은 걸 만들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보름은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으면서도, 현재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의 고정 패널로 활약 중이다.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다 보면 극 중 역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때도 있다. 이로 인한 고충이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한보름은 오히려 어둡고 화려한 이미지를 탈피할 기회였다. 한보름은 "제가 예능에 나온 모습을 보고 '이 친구가 이런 면이 있었어?'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게 너무 좋다. 기존에 해왔던 작품들 덕분에 새로운 모습처럼 비쳐지는 것 같다. 예능으로 다양한 면을 보여드리다가, 다시 어두운 역할을 하게 되면 또 그게 연기 변신이지 않나"라고 얘기했다.

연기, 예능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인 한보름이지만, 그에게도 힘들었던 시절은 있었다. 한보름은 "18살부터 연기를 준비했다. 어떤 기회로 아이돌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그때도 사실 연기자가 꿈이었다. 어릴 때는 어떤 길로 가도 연기자가 돼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도전했다. 하지만 하다가 엎어지고, 연습생 기간이 길어졌다. 그 시간이 그때는 되게 불행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한보름은 지독히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보름은 "매일 작품이 있을 수는 없지 않나. 배우는 기다려야 하고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사실 여태 너무 많이 기다려와서 작품이 없는 3, 4개월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생각해보면 지금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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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에 데뷔한 한보름은 어느덧 33살이 됐다. 서른을 넘기면 원치 않아도 대개 나이에 대한 압박감을 묻는 말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한보름은 "나이에 대한 압박은 없다"고 밝혔다.

한보름은 "오히려 나이에 비해 어린 역할만 많이 해서 고민이었다. '주군의 태양' 때도 아역을 했는데, 제가 맡은 배역의 10년 후를 연기하는 배우가 저랑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런 역할만 하게 되면 어떡하지 싶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고민이 사라졌다"라고 전했다.

대신 한보름은 나이가 들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변했다고 밝혔다. 전혀 결혼에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최대 관심사로 결혼이 급부상했다고 덧붙였다.

한보름은 "요즘 결혼 생각이 많다. 원래는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서른셋이 되니까 들기 시작하더라. 전에는 이뤄낸 것도 없고 하니까, '혼자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제 빚도 좀 청산하고 결혼을 하고도 일할 수 있으니까 결혼에 대한 생각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점을 봤는데 내년 여름에 상대를 만나서 내후년에 결혼한다고 하더라"며 "이상형은 인간적이고 남자다운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한다. 자기가 돋보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람이 좋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결혼 얘기로 너스레를 떨던 한보름이었지만, 그의 눈빛은 연기 얘기를 할 때 누구보다 빛났다. 한보름은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 사실 지금까지 크게 잘 된 적도 없다. 그저 한 계단씩 레벨 업하는 게 제 목표다. 주연, 조연 상관없이 더 연기 측면에서 단단해지고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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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한보름은 배우로서 목표를 밝혔다. 한보름은 "급하게 먹으면 체하지 않나. 급하게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거나, 그런 건 바라지 않는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이 친구가 이런 면이 있었네'하며 차근차근 봐주신다. 그렇게 저는 하나씩 안 질리게 보여 드리려 한다.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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