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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소사·다익손, 6월 그날이 가른 얄궂은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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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영입 소사는 ‘7연승’ 활약

롯데행 다익손은 ‘오프너’ 신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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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9일 SK 삼성전. SK 새 선발 헨리 소사(34·오른쪽 사진)는 4이닝 만에 8실점을 하고 강판됐다. 0-9로 완패한 SK 벤치는 잔뜩 흐려졌다. 브록 다익손(25·왼쪽)을 버리고 소사를 영입해 내세운 첫 경기였다. 다익손은 방출 전 12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 3.56을 기록했다. 위압감은 없어도 무난했던 다익손을 보낸 SK에 소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카드였다.

소사를 두고 경쟁하다 놓친 롯데는 SK에서 방출된 다익손을 6월10일 영입했다. 다익손은 사흘 뒤인 6월13일 LG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5안타 무사사구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때만 해도 SK에는 근심이, 롯데에는 한줄기 빛이 내렸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현재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소사는 7연승을 거두고 있지만, 다익손은 선발인 듯 선발 아닌 ‘오프너’ 신세가 돼 있다. 꼴찌 롯데 이적 후 단 한 번도 선발승을 거두지 못한 채 18일 두산전까지 2경기 연속 2이닝 만에 강판했다. 소사는 실망스러웠던 복귀전을 뒤로하고 15일 KIA전까지 10경기에서 7승무패 평균자책 2.1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다익손의 이닝 소화능력을 이유로 ‘오프너’ 전략을 계속 쓰고 있다. 그러나 SK에서 12경기에 65.2이닝으로 평균 5.1이닝을 던진 다익손의 이닝 소화능력은 크게 저하되지 않았다. 롯데 이적 후 등판한 11경기 중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서 다익손은 45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5.1이닝이다.

다익손은 SK 시절에도 경기당 2.08로 저조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롯데로 이적한 뒤 선발 등판한 8경기 득점 지원은 1.75로 더 떨어졌다. SK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고 승운도 없었으나 3승을 거뒀던 다익손은 롯데 이적 후에는 더 박복해졌다.

소사와 다익손의 기량 차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SK 입단 뒤 첫 경기에서 무너지고도 완벽히 살아난 소사와 달리 롯데 입단 직후까지 호투하던 다익손이 버티지 못한 모습은 결국 1위 팀과 꼴찌 팀의 차이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6월의 그날, 소사가 롯데로 갔다면 지금 둘의 성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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