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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인권위 "전학가면 1년간 전국체전 등 출전 제한은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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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에게 참가 요강 개선·구제 절차 마련 권고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전학을 이유로 학생 선수의 전국종합체육대회 참가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기 결정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대한체육회에 관련 규정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인 A양은 교내 여자팀이 없어 남자팀에서 훈련하다 2018년 10월 여자팀이 있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했다. A양이 다니던 학교장도 A양의 장래를 위해 전학에 동의했다.

그러나 A양은 전학을 이유로 올해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B군과 C양도 전학 때문에 올해 전국종합체육대회(전국체전) 예선에 참가할 수 없었다.

B군은 가족들이 이사하는 바람에 올해 3월 전학을 했다. 전학 이유가 스카우트 등 부당하게 학교를 옮기는 것이 아니어서 전 학교에서도 이적 동의서를 써줬다.

C양은 같은 재단의 중학교 운동부 코치로 재직하던 아버지가 다른 학교로 옮겨갔고, 학교장은 C양의 코치가 C양의 부친과 갈등 관계라는 것을 고려해 올해 2월 C양의 이적에 동의했다.

이런 사례가 나온 것은 대한체육회가 학생 선수 전학 시 1년간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출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해당 규정에 대해 "지방 체육 균형 발전과 지역 간 무분별한 스카우트 방지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대한체육회의 설명처럼 일정 부분 참가 자격을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A양·B군·C양 사례처럼 이적 동의서까지 받은 불가피한 전학을 예외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1년이나 참가를 제한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전국체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생 선수의 현실적인 불이익과 모든 국민에 대한 스포츠 보급이라는 전국체전의 목적, 학생 선수의 자기 결정권과 아동 권리협약의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 등을 고려했을 때 이런 참가 제한 기준은 학생 선수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대한체육회장에게 대회 참가 제한 기간과 예외 사유를 정비하고, 참가 자격을 제한하면 별도 조사 및 심의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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