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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이제는 다른 단계" 강조한 벤투… 이스탄불서 '월드컵 대장정' 사전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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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파울로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하기 전 열린 인터뷰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파울로 벤투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지난 7월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조 추첨이 끝난 뒤 줄곧 “이제부터는 다른 단계의 경쟁”임을 강조했다. “이동거리가 짧고 시차가 적은 유럽보다 아시아가 변수가 더 많다”고도 언급해 왔다. 월드컵을 향한 행보에는 평가전은 물론 아시안컵 등과는 또 다른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이런 대표팀이 2일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하며 카타르를 향한 첫 발자국을 뗐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10시30분 터키 이스탄불의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르고, 10일 오후 11시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릴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통해 지역예선 대장정을 시작한다.

“아시아 예선은 변수가 많다”고 언급했던 만큼 벤투 감독과 대표팀은 이번 최종예선과 앞선 평가전의 장소와 일정 등을 평소보다 훨씬 세심하게 선정했다. 자칫 컨디션이 무너져 첫 경기를 그르칠 경우 최종 예선 전체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한국에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것을 고려해 중간기착지인 이스탄불을 전지훈련지로 하고, 아예 조지아와의 최종평가전도 이스탄불에서 치르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벤투 감독도 출국전 인천공항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어쩔 수 없지 않은가”라고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동 거리를 고려해 최선의 동선을 짰다”고 밝혔다.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이 조금 더 장거리 이동, 시차에 힘들어할 수 있고, 적응도 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선수들 스스로도 관리를 잘 하도록 돕겠다”고도 다짐했다. 선수들은 물론 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가 과거와는 다른 ‘실전모드’로 들어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5일 열릴 평가전 상대로 유럽팀인 조지아를 고른 것도 남다른 이유가 있다. 조지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94위로 37위인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비교적 약체로 콜럼비아, 칠레 등 벤투호가 상대해온 평가전 상대들과는 궤들 달리한다. 다만, 유럽의 강호 팀바구니 속에서 생존하며 익혀온 조직적인 밀집수비만큼은 나름의 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예선에서 상대적 약체들의 밀집수비와 상대해야하는 한국으로서는 최적의 스파링파트너인 셈이다.

여기에 유럽팀 특유의 힘과 큰 체격 또한 갖추고 있어 2차 예선 상대인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은 물론 최종 예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이란 등 중동국가들을 대비한 상대로서도 적절하다. 조지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밀집수비 타일의 팀을 제압하는 데에 최적화된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을 전격 발탁하는 등 팀 전력 구성에도 일부 변경을 가했다.

다만, 벤투 감독은 이처럼 세심하게 지역 예선 ‘본고사’를 준비하면서도 꾸준히 다듬어온 대표팀 스타일만큼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1차전 상대인 투르크메니스탄이 아시안컵 이후 감독을 교체한 뒤 경기를 한 적이 없어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불확실성도 있지만 우리 스타일을 버리지 않고 추구하는 방식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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