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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만 37세’ 성민규 단장, 3년 안에 ‘롯데 우승’ 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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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꼴찌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파격이었다. 롯데가 단장으로 만 37세인 성민규 시카고 컵스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선임했다. 목표는 3년 안에 우승이다.

하지만 롯데가 확실한 개혁을 선택했는지, 우승 할 수 있는 팀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신임 성민규 단장과 구단·모그룹의 역량과 의지가 합치돼야 한다. 무엇보다 성 단장의 장악력이 관건이다.

롯데는 3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성민규 신임 단장 선임을 발표했다.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인 시간이었다. 롯데는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전반기가 끝난 지난 7월19일 롯데는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했다. 감독이 현장이라 불리는 더그아웃에 관한 관리자(Manager)라면 단장은 구단 전반적인 관리자(General Manager)다. 보통 큰 틀에서 선수단 구성, 계획 등에 대한 권한을 가진 자리다. 감독과 협의해 구단의 방향성까지도 이끌어야 한다.

매일경제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신임 단장. 롯데는 3일 성민규 시카고 컵스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양 감독 사퇴 후 공필성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단장은 공석이었고 따로 대행이 없었다. 단장이 참석하는 실행위원회에도 롯데는 불참했고, 지난 26일 열린 2차 신인드래프에도 단장 없이 스카우트팀과 편성전략 TF팀 주도로 신인 선수 지명을 진행했다.

앞서 롯데는 데이터에 해박한 야구인을 단장으로 우선순위에 둔다고 밝혀왔다. 여러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롯데 구단 통역 출신으로 현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와 부산 출신 원로 야구인, 수도권 구단 단장을 역임하고 스카우트 총괄 이사로 있는 야구인의 이름이 거론됐다.

외야수 출신인 성민규 단장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1982년생인 성 단장은 대구상고(현 상원고)와 홍익대 1년 중퇴 후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받다가 미국 네브래스카대를 거쳐 2017 2차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 KIA타이거즈로부터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가 1년 만에 팀을 나와, 시카코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후 4개월여 만에 코치로 변신했고, 2012년부터는 같은 팀 스카우트로 활동 중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코치 시절에는 이대은(kt위즈) 김동엽·이학주(이상 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와이번스) 나경민(현 롯데) 등 컵스와 계약했던 선수들을 지도했다.

미국 야구를 오래 경험했지만, 선후배 문화가 강한 한국 문화 적응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고교와 대학, 그리고 KIA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롯데만 해도 이대호 채태인 손승락이 동갑내기다. 특히 같은 대구 출신인 손승락과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시스템에 친숙하기에 롯데가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야구인이라는 조건에는 부합한다는 시선이다. 롯데는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공격 야구라는 팀 컬러에 걸 맞는 야구인이라고 설명했다. 성 단장 영입을 주도했다고 알려진 김종인 롯데 자이언츠 대표는 “반복된 성적 부진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분들 앞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너무나도 죄송하다. 하지만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으며 분명한 방향성과 전략에 맞춰 팀을 빠른 속도로 혁신할 것이다. 모든 책임은 분명히 대표, 단장 그리고 프런트에게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제대로 준비하여 대응하겠다”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구단은 “신임 단장 중심으로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을 재정비하고 향후 3년내 우승권에 진입할 수 있는 팀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과 성적을 함께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임 단장의 젊은 나이가 개혁적인 요소보다는 오히려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성 단장은 스카우트 경험은 풍부하지만, 팀 운영을 총괄하는 위치는 처음이다. 더구나 활동 무대가 메이저리그였다는 점에서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많다. 스카우트로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성 단장의 구단 장악력이 관건이다. 최근 2군에 내려가긴 했지만, 간판 이대호는 성민규 단장과 야구 동기다. 최고참 송승준(39)은 두 살 위다. 나이와 연차를 중시하는 한국 정서상 성 단장의 내부 단속은 험난한 여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롯데 프런트 조직은 폐쇄적이기로 유명하다. 기존 직원들에게 성민규 단장은 ‘굴러온 돌’일 수밖에 없다. 젊은 나이도 마찬가지다. 성 단장은 현재 롯데 최연소 팀장보다 두 살이 어리다. 팀장급 대부분이 1970년대생이고, 1960년대생도 있다. 롯데 프런트 직원들도 전반적으로 구단 개혁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민규 단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벌써 “파격이 아니라 파국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롯데는 신임 단장 선임으로 2020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선수단 체질개선 문제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성민규 단장 앞에는 산적한 현안들이 쌓여있다. 성 단장은 4일부터 출근한다. 성 단장은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우수선수 스카우트(해외·트레이드·신인 등), 과학적 트레이닝, 맞춤형 선수육성 및 데이터기반의 선수단 운영’ 등에 집중할 것이며 직접 경험한 메이저리그 운영 방식을 롯데 자이언츠에 맞춰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년 안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성민규 단장과 롯데가 함께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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