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수비…황의조 멀티 골로 '진땀 무승부'
황의조 동점 골 |
(이스탄불=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스리백 수비의 측면은 '뻥뻥' 뚫렸고, 빌드업 전개는 잇단 패스 실수로 공격 장면 연출에 실패했다.
벤투호의 세 번째 '스리백 실험'은 또다시 아쉬움만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황의조(보르도)가 멀티 골을 터트렸지만 2-2로 비겼다.
벤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인 조지아를 상대로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벤투호가 스리백 카드를 꺼낸 것은 지난해 12월 31일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과 올해 6월 7일 호주 평가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손흥민(토트넘)과 이정협(부산)이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이강인(발렌시아)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백승호(다름슈타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이강인은 지난 3월 대표팀 발탁 이후 A매치 데뷔전이었다.
좌우 윙백은 김진수(전북)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배치됐고, 스리백은 권경원(전북)-김민재(베이징 궈안)-박지수(광저우 헝다)가 맡았다. 골키퍼는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맡았다.
지난 두 차례 스리백 실험에서 벤투호는 1승 1무를 기록하며 패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실망을 줬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한국시간 10일)을 앞두고 가상 상대로 만난 조지아전에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점의 순간 |
하지만 벤투호의 스리백은 여전히 맞지 않는 옷이었다.
벤투호의 스리백은 좌우 윙백의 수비 가담이 적다. 일반적으로 수비 상황에서 좌우 윙백이 스리백과 함께 파이브백을 만든다.
하지만 벤투호의 스리백 전술에서 좌우 윙백은 공격에 비중을 더 둔다. 그만큼 스리백의 부담이 크다.
이러다 보니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측면 공간이 쉽게 뚫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 조지아의 공격은 텅 빈 왼쪽 측면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황희찬과 김진수에게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
공격 전개도 답답했다. 전방으로 볼배급 역할을 할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백승호를 거쳐 중원의 권창훈과 이강인으로 이어지는 패스 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최전방의 손흥민과 이정협이 볼을 잡을 기회가 제대로 없었다.
전방에서 고립된 손흥민은 전반 중반 중원까지 내려와 볼을 전개하는 모습까지 보여줬고, 전반 14분 손흥민의 슈팅이 없었다면 자칫 '슈팅 제로'로 전반을 마칠 뻔했다.
실점 과정도 좋지 않았다. 권창훈이 전반 40분 중원에서 볼을 빼앗기면서 곧바로 역습을 당하며 속절없이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정협과 교체로 투입된 황의조가 후반 2분 동점 골, 후반 40분 역전 골을 꽂으면서 살아나는 듯했지만, 후반 막판 수비가 허무하게 무너지며 동점 골을 내주면서 대표팀의 스리백 전술은 또다시 실패작으로 끝났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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