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야구선수들은 무슨 소원 빌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구단별 50명에게 3가지씩 물었더니…“부상 피하고 싶다” 건강이 우선

배우·권력자 등 이색 소망도 다수…“결혼하고 싶다” 공개 프러포즈도



경향신문

한화 외인 투수 워윅 서폴드의 어머니 디엔(왼쪽에서 세번째)과 형 크레이그(두번째)가 지난 14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한복 차림으로 시구·시타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번 추석 보름달을 향해 가장 많이 빌었던 소원은 가족과 본인의 건강이었다.

경향신문은 외국인 선수와 신인을 포함해 구단별로 5명씩 총 50명을 대상으로 추석을 보내며 떠올리는 ‘소원 3가지’를 물었다. 선수들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첫손에 꼽았다. 운동선수인 만큼 부상을 피하고 싶다는 소원이 많았다. 두산 최주환은 “영화 주인공 ‘데드풀’처럼 다치지 않는 몸, 다쳐도 바로 회복되는 몸을 갖고 싶다”고 했다. 최주환은 연초 내복사근을 다쳐 5월 말에야 팀에 본격 합류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말 어깨 수술을 받은 키움 이정후도 “부상당하지 않는 강철 몸을 갖고 싶다. 여섯 살인 반려견 ‘까오’도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혼 선수들은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석 소원으로 꼽았다. 두 아들을 둔 키움 제리 샌즈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 샌즈’로 불리는 큰아들 일라이와 작은아들 터커는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아빠를 응원한다. 롯데 송승준은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2세에 대한 응원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송승준은 “아들이 인천 연수구청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잘 커서 좋은 선수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건강을 염원한 효자들도 많은 가운데 KT 강백호의 효도 계획은 구체적이었다. 그는 “가족이 건강하기를 바라고, 아버지의 자동차를 바꿔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보름달 아래서 일종의 판타지를 꿈꾸는 선수들도 적잖았다.

NC 박민우는 “조선시대 임금님이 돼 모든 권력을 누리며 살아보고 싶다”며 권력자를 꿈꿨다. 두 번째 소원으로는 “(LG 타일러) 윌슨 같은 조각같은 외모를 가져보고 싶다”고 상상한 뒤 “영화배우로도 태어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 1000만 관객 영화의 주인공이 돼 보고, 그러다 여배우와 스캔들도 나면…”이라면서 상상력을 총동원하며 즐거워했다.

스크린 스타를 꿈꾸는 선수도 있었다. NC 김태진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하정우로 잠시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 피부가 까맣다는 NC 박진우는 “아이돌처럼 하얀 피부를 갖고 싶다”고 소망했다. 운전을 싫어한다는 SK 최정은 “순간이동 하는 능력이 생기면 편할 것 같다”고 초능력을 갖고자 했고, LG 마무리 고우석은 “리버풀이 리그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해외축구 광팬임을 인증했다.



경향신문

SK 외인 선수 제이미 로맥(가운데)과 헨리 소사(오른쪽)가 지난 14일 문학 두산전에 앞서 추석을 맞아 한국 전통 왕실 의상을 입은 채 어린이 팬과 셀프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추석’은 낯설지만, 추수감사절처럼 고마움과 가족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날임에는 차이가 없다. 두산의 호세 페르난데스, 한화의 제러드 호잉,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외인 선수들 대부분이 첫번째 소원으로 가족의 건강을 꼽으면서 한편으로 개인의 취미 활동을 만끽하고 싶은 소원을 내놨다. NC 드루 루친스키는 “낚시를 너무 좋아하는데 낚시하러 간 지가 오래됐다. 낚시하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 한화 호잉의 취미는 낚시와 사냥이다. 호잉은 “낚시와 사냥을 좋아한다”며 개인 낚시터, 개인 사냥터를 꿈꿨다. 쿠바 출신 페르난데스의 소원은 ‘미국에서 집 사기’다. 로하스는 ‘새 차를 갖고 싶다’는 소원을 꼽았다.

‘사랑꾼’들의 소원도 있다. 삼성 윌리엄슨은 “지금 연애 중인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로하스는 “최근 첫째아들을 낳았는데, 얼른 둘째 딸을 갖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

재계약은 외인 선수들의 ‘절대 소원’이었다. KIA 프레스턴 터커는 3가지 소원을 “첫째 내년 재계약, 둘째 후년 재계약, 셋째 2022년 재계약”이라고 적었다. 롯데 레일리의 두 번째 소원은 ‘롯데에서 오래 야구하기’, 세 번째 소원은 ‘롯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하기’였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