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팬 분신에 부담…부통령 "경기장에 전용 출입구·관전지역 설치해야"
남장 차림으로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적발돼 기소된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자살한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재판을 앞두고 분신, 사망한 이란 여성 축구팬 사하르 호다야리 |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일부 국제경기를 제외하고는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관전을 금지하고 있다.
아밀리 이란 부통령은 "여성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에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이미 준비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NHK가 이란 국영통신 보도를 인용, 16일 전했다.
그는 여성의 관전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이란 국내의 모든 대규모 경기장에 여성전용 출입구와 별도의 관전지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당국은 남장 차림으로 축구 경기장에 여러번 들어가 관전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회계사 자프라 호슈나바트(27) 등 여성 4명을 지난달 체포해 기소했다.
이중 사하르 호다야리로 알려진 30세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 지난 9일 사망했다. 그는 재판을 앞두고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법원 밖에서 분신한 것으로 전해져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이란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이런 국제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NHK는 그러나 이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것인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아 여성의 경기장 스포츠 관전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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