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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 쇠창+새 축구화 안돼!"…8월에 뛰었던 이태민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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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일성경기장엔 인조잔디가 깔려있다. 평양 | 김현기기자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김일성경기장 잔디? 기본적인 인조잔디다. 선수라면 바로 알 거다.”

벤투호는 내달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치른다. 북측이 평양 개최의향서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출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중국 베이징 개최설이 나돌고 있으나, 아직까지 변경된 것은 없다. 남자축구대표팀이 지난 1990년 10월11일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남·북통일 축구 경기를 벌인 뒤 29년 만에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셈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친선 경기가 아닌 월드컵 본선 진출 위한 승부인 만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북한은 이미 2연승을 거두며 벤투호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선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개 월드컵 예선은 상태가 나쁘더라도 천연잔디에서 치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북한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부터 줄곧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에서 홈 경기를 열고 있다. 축구대표팀 수비수 이용도 최근 북한의 이런 환경을 잘 준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런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를 지난 달 경험한 국내 선수가 있다. 방글라데시 프로구단 아바하니 다카 소속으로 지난달 28일 열린 AFC컵(아시아축구연맹컵) 인터존 플레이오프 준결승 북한 4·25와 원정 경기에 나섰던 전 강원FC 이태민(21)이 바로 그다. 아바하니는 1차전 홈에서 5-4로 이기고도 2차전 원정에서 0-2로 완패, 탈락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김일성경기장에서 뛴 경험, 특히 인조잔디를 누빈 경험은 소중하다. 이태민은 “(김일성경기장)잔디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일반적인 잔디다. 선수라면 바로 알 거다. 고무로 된 짧은 스터드를 사용하면 되는 환경”이라며 “내 얘기를 듣는 선수들은 쇠창과 새 축구화는 절대 신지 않을 거다. 인조잔디는 스터드가 박히는 범위가 짧다. 과장해서 말하면 장판 위에서 축구화를 신는 셈이다. 결국 쇠창만 신지 않으면 된다”라고 했다.

김일성경기장은 지난 2016년 11월 인조잔디를 새로 깔았다. 거의 3년이 흘렀지만 상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태민은 “불편함을 못 느꼈다. 잔디에 물도 뿌리긴 했다. 경기 전 몸풀 때 물기가 묻은 걸 확인했다. 하지만 물기도 뛰다보니 금방 말랐다”며 “아바하니에 롱스로인을 잘하는 선수가 있는데 물기가 있었으면 했을 텐데 시도를 전혀 안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는 아주 새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낡은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통상적으로 쓰이는 인조잔디와 비슷한 것으로 간주된다. 벤투호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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