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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KBO리그 ‘FA 이적 장벽’ 20년 만에 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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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 단장들 공감대

KBO리그 FA 제도가 도입 20년 만에 대전환기를 맞게 됐다. 프로야구 인기 하락 위기감에 따른 전력 평준화 필요성과 각 구단의 선수단 운영 방향에 대한 정착 등이 선수 이적 가능성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낳았다. ‘선수도 구단의 재산’이라는 인식이 ‘무조건 지켜 키워야 한다’에서 ‘필요한 선수를 채울 수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전환이 이뤄졌다.

A등급 아닌 선수 ‘단기계약’ 제안

다른 팀과 계약하면 신인 지명권

전력 평준화 위해 보호선수 확대

35세 이상 보상권 소멸제 검토도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들의 회의체인 실행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FA 제도 개선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최종 확정은 11월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결정이 나겠지만 ‘선수 이동이 조금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룬 상태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진 덕분에 기존 FA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보상권’이라는 장벽이 조금은 낮춰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단장들에 따르면 FA 선수 이적 가능성 확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기존 개선안에 포함됐던 FA 등급제는 보다 세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A등급 선수의 경우 소속구단의 권리를 어느 정도 인정해 주지만 B, C 등급의 허들은 낮출 가능성이 높다.

등급제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식 퀄리파잉 오퍼’ 제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A등급이 아닌 선수에 대해 구단이 리그가 정한 금액으로 1년 또는 2년짜리 단기계약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를 선수가 거부하고 다른 팀과 계약하면 보상선수는 사라지고 적정 라운드의 이듬해 신인 지명권을 대신 받는 방식이다. 영입구단의 지명권을 가져가는 방식, 메이저리그처럼 샌드위치 픽을 가져가는 방식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또 다른 ‘노경은 사태’를 막기 위한 ‘35세 이상 FA 보상권 소멸제’ 안건도 나왔다. FA 자격 신청 시 만 35세를 넘을 경우 다른 팀 이적 때 보상이 발생하지 않는 식이다. 구단으로서는 베테랑의 계약 여부를 두고 팬들의 눈치를 덜 봐도 되고, 선수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다른 팀으로 쉽게 이적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전력 평준화를 위해 전년도 또는 당해 연도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6위 이하 팀들이 가을야구 진출 팀의 FA를 영입할 경우 현재 20명인 보호선수 범위를 23~25명으로 늘리는 안도 검토키로 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이대호 회장은 “우리의 협상카드는 오직 보상제도 폐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구단들은 리그 위기감을 인식하며 리그 활성화를 위해 FA 보상권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가능성을 보였다. 선수협이 여전히 실현 가능성이 적은 ‘보상제도 폐지’만을 고집한다면 협상은 진행되기 어렵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제도는 선수들에게 불리한 제도다. 바뀌지 않는다면 선수들이 손해다. 이를 바꾸기 위한 선수들의 태도 변화가 당연한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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