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26일(한국시간)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헤타페와 치른 경기에 선발로 나와 리그 데뷔 골을 터뜨렸다. 이는 발렌시아 구단 역대 최초 아시아 선수 득점이자 최연소 외국인 득점(18세219일) 기록이다.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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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18·발렌시아)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20세 이하 FIFA 월드컵 '골든볼' 자격을 증명했다. 리그 데뷔골을 포함해 팀의 세 골에 모두 기여하면서 팀 동료들과 수많은 축구팬을 흥분시켰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19-2020 라리가 6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1로 앞선 전반 39분 골을 터뜨렸다. 발렌시아 1군 승격 이후 맞이한 선발 첫 경기 만에 성공시킨 데뷔 골로, 구단 최연소 외국인 득점을 18세326일(모모 시소코·프랑스)에서 18세219일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발렌시아는 후반전에만 두 골을 내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이강인은 지난 FIFA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다시 보여줬다. 팀이 0대1로 뒤진 전반 30분 문전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팀 동료가 성공시켰다. 다니엘 파레호의 크로스와 막시 고메스의 헤딩으로 이어진 두 번째 골 역시 이강인의 패스에서 시작됐다. 전반 39분 호드리고 모레노의 낮은 크로스를 직접 공 방향만 바꿔 득점하면서 팀이 기록한 세 골 모두에 기여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하면서 "팀이 이겨서 승점 3점을 얻는 데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며 "득점으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했던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무승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득점으로 이강인은 발렌시아 소속으로 골을 넣은 최초 아시아 선수가 됐다. 외국인 여부를 떠나 발렌시아 구단 역사 전체에서 세 번째로 어린 나이의 득점이다. 발렌시아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보다 먼저 골을 넣은 선수는 후안 메나(17세36일), 페르난도 고메스(18세200일)뿐"이라고 전했다. 메나와 고메스는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현지 축구 전문매체는 73분을 소화한 이강인의 평점(7.3)을 두 골을 터뜨린 동료 고메스(8.1점) 다음으로 높게 부여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을 기점으로 이강인의 앞날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어린 나이에도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발렌시아 1군에 승격됐지만 당시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어린 나이에서 오는 부족한 경험을 이유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지난 2월에는 5경기 연속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면서 임대설이 돌기도 했다. 이후 이강인은 월드컵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한 뒤 "팀을 떠나고 싶다"는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잠재력을 믿고 8000만유로(약 105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까지 건 발렌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유망주보다 베테랑을 중시한 기존 감독을 교체했다. 새로 부임한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은 나이와 관계없이 전술적으로 필요한 선수를 중시하면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날 보여준 이강인의 활약은 더 많은 기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셀라데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강인 선발 기용에 대한 질문에 "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해 잘해줬다. 나이와 관계없이 기량만 보고 있으며 이강인은 스쿼드에 포함될 만한 선수"라고 말했다. 감독이 자신의 '선수 보는 눈'을 증명시켜 준 이강인을 마다할 수 없는 이유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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