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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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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데뷔골’ 마침내 터졌다 “발렌시아 첫 아시아 득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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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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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시간을 보내던 이강인(18·발렌시아)이 드디어 소속팀에서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26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19~2020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안방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자신의 스페인 성인무대 데뷔 첫 골을 작렬시켰다. 지난 시즌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해 속 썩이던 그간 마음고생도 모두 날려버렸다. 이강인의 데뷔골은 자신뿐만 아니라 소속팀 발렌시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강인이 18세 218일(현지시간 기준)만에 골을 넣어 발렌시아에서 뛴 아시아 선수 중 첫 골이자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에 골을 넣은 기록을 남긴 것이다. 기존 외국인 최연소 골 기록은 발렌시아와 리버풀, 유벤투스, 파리생제르맹 등을 거쳐 간 모하메드 시소코(34·프랑스)가 2003~2004시즌에 세웠던 18세 326일.

이강인의 프리메라리가 데뷔골은 2-1로 앞서던 전반 39분 전광석화같이 터졌다. 오른쪽 라인을 따라 내달리던 로드리고 모레노(28)가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중앙으로 달려드는 이강인을 보고 재빠르게 땅볼 크로스를 찔렀고 이강인은 질주하던 힘을 그대로 실어 오른발로 왼쪽 골네트를 향해 슛을 날렸다. 수비수를 따돌리며 돌파한 이강인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빈 공간에 침착하게 차 넣었다. 뒤늦게 이강인을 확인한 최종 수비라인 4명이 이강인에게 모여들었지만 이미 공은 골문을 통과한 뒤였다.

이강인 ‘전천후 활약’도 돋보였다. 첫 골과 두 번째 골도 모두 그의 발끝을 거쳐갔다.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30분 막시 고메스(23)가 화려하게 넣은 첫 골은 이강인이 시작이었다. 중앙과 왼쪽으로 공을 주고받으며 공간을 벌린 이강인이 골대 중앙으로 쇄도하던 고메스를 보고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내는 데 실패하며 바닥에 크게 한 번 튄 공을 고메스가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34분 고메스의 헤딩 멀티골 역시 프리킥 상황에서 필드 오른쪽까지 멀리 넘어와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다니 파레호(30)에게 연결한 게 시작이었다. 헤타페는 이강인이 공을 전방으로 몰고 들어올 때마다 수비 2명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때마다 주변 동료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비 조직력을 흔들었다. 고메스의 골을 이끌어낸 이강인의 패스 두 번의 장면에서 이강인은 모두 수비를 멀찌감치 떼어놓은 채 여유롭게 공을 보낼 수 있었다. 유일한 아쉬움은 팀이 이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3-3으로 비겼다는 점이다.

이강인은 이날 맹활약으로 팀 내 주전 경쟁에서도 확실한 플러스 점수를 얻게 됐다.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지휘하던 지난 시즌 이강인의 리그 출전 기회는 단 3번에 불과했다. 모두 교체였고 시간도 총합 21분에 그쳤다. 이적까지 고려했던 이강인이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이 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출전 기회를 많이 줬고 이강인은 실력으로 화답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이강인에 평점 7.3을 부여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고메스(8.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다. 현지 언론 ‘수페르 데포르테’는 “이강인이 ‘꿈의 데뷔전’을 치렀다”며 “팀 동료의 패스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고 호평했다.

이강인은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뷰에서 “나는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마다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한다”며 “득점을 올려 기쁘지만 오늘 목표였던 승점 3을 가져오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발렌시아는 1승 3무 2패(승점 6)로 20개 팀 중 13위를 달리고 있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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