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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신입사관 구해령' 주체적인 女 캐릭터 #사관 #연기 논란 지운 차은우[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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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뻔한 로맨스 사극일 수 있지만, 조선 시대에 보기 힘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의미 있었다.

26일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이 종영했다. 구해령(신세경 분)은 사관들을 협박하는 왕 이태(김민상)에게 사필은 멈추지 않는다며 진실의 힘을 호소했다. 다른 사관들 역시 구해령을 지지했다. 3년 후 구해령은 예문관의 권지에서 사관이 됐다. 이림(차은우)은 궐을 나와 자유롭게 살았다. 오랜만에 한양에 돌아온 이림은 구해령의 집을 찾았다. 이림과 구해령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했고,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해피엔딩을 이뤘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연애소설가로 몰래 활동한 모태솔로 도원대군 이림(차은우)과 얌전한 규수로 살기보단 이 세상에 관심이 많은 구해령의 로맨스 실록으로 출발했다. 조선 시대 첫 여사관, 왕자와 사관의 로맨스 등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팩션 사극이다.

초반 “대박”, “꽃길만 걸어라” 등 인물들의 말투를 비롯해 배경 음악에서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너무 가벼운 사극이어서 현실적이지 않아보였는데, 중후반 이림의 출생의 비밀, 경오년의 일과 폐주에 대한 진실 등 묵직한 사건도 다루면서 무게감을 불어넣었다. 구해령과 이림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예상되긴 했지만 로맨스에만 치중하지 않아 이를 보완할 수 있었다.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사관들의 업무에 초점을 둔 점도 눈여겨 볼만했다.

조선시대는 ‘아녀자는 재주가 있어도 숨기고 아는 것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게 덕’인 시대, 여인은 나쁜 일도 훌륭한 일도 하면 안 되고 총명함을 자랑하면 안 되는’ 시대였다. 이 드라마는 고정관념을 뒤집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대신 여사라는 새로운 열망을 품고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구해령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얌전한 규수로 살기보단 혼례식 대신 여사 별시를 치르고, 당당하게 관원으로 입궁했다. 목을 베겠다며 분노하는 왕 앞에서도 “날 베도 사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패기를 갖췄다. 권지에 불과하지만 불의를 불의라고 말할 줄 아는 당당한 여자다. 구해령뿐만 아니라 송사희 등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 캐릭터를 보여줘 흥미로웠다.

이림 역을 맡은 차은우는 초반 작위적인 표정과 대사톤이 두드러져 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다행히 회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나아졌고 후반에는 어색함 없이 극에 녹아들 수 있었다. 밝은 캐릭터보다는 출생의 비밀 등으로 내적 갈등을 겪는 진지한 모습이 더 잘 어울렸다.

신세경 역시 보수적인 조선시대 속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그려낼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예문관의 권지에서 진정한 사관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해령의 모습을 무리 없이 연기해냈다. 이진 역의 박기웅과 민우원 역의 이지훈 역시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고 열연해 몰입을 더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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