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1’(2016년)과 ‘아이돌학교’(2017년)에 출연했던 이해인이 당시 느꼈던 문제점 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불거진 CJENM의 투표조작논란과 관련된, 사실상 첫 ‘내부고발자’의 등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인의 공개 발언은 파괴력을 지닌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9명을 뽑는 데뷔 멤버에 포함될 것이 유력했지만 방송 마지막 회 시청자 문자투표에서 탈락했다. 당시 이해인의 탈락은 시청자들에게 큰 논란이 됐었다.
2년이 지난 2019년 ‘프로듀스X101’이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아이돌학교’ 또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최근 이해인의 아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려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해인은 7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조작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면서도 자신이 출연하며 느낀 여러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일단 엠넷 측이 사전에 섭외한 출연자들의 1차 오디션을 생략한 뒤 방송 출연 기회를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이해인은 “3000명 오디션과 관련해 처음에 참석하지 말라하는 요청을 받은 것이 맞다”고 밝혔다.
엠넷 측이 방송 전 합격자를 미리 선정하는 등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부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팀내에서 일등을 뽑는 경연준비를 하다 갑자기 경연당일 무대위에서 팀내 대결이 아닌 팀과 팀 대결로 경연 룰을 바뀌었다. 마지막 생방송 미션이였던 신곡미션에서 곡에 관한 오디션에서 떨어진 후 직접 저를 떨어트리신 분들께서 ‘제작진분들이 저를 반대하셨다’고 말씀하시며 ‘미안하다’라는 멘트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가요 전문가는 “가수가 실명을 공개하고 CJENM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방송계에서 겪을 수 있는 크고 작은 불이익, 주변 환경 때문에 부당한 일을 겪더라고 침묵하는 게 관례였다”며 “최근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한 ‘내부고발자’가 나왔다는 건 엠넷의 범죄 혐의가 소명될 여지가 생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프로듀스X101’은 최종 데뷔조 선발을 위한 파이널 무대 당시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일정 배수로 차이가 나는 점에 의혹을 제기하며 제작진을 고소했고, 엠넷 역시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CJ ENM과 문자 데이터 원본 관련 업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최근 데뷔조 멤버가 소속된 일부 대형 소속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한 경찰은 ‘프로듀스X101’ 뿐만 아니라 ‘프로듀스’의 전 시리즈 및 엠넷의 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 조작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혜인의 공개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경찰 수사에 한층 힘을 줄 수 있다.
또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이다. ‘아이돌학교’에서 이해인이 불이익으로 느낀 부분들이 수사 결과 실제로 밝혀진다면 엠넷 오디션 전체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질 수 있다. 악습과 불공정이 전례, 답습돼 왔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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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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