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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정후 KS 각오 “같은 꿈 꾸는 키움 팬과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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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린 도전자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왕 올라간 거 지면 아쉽지 않겠는가.”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날, 이정후(21·키움)는 들뜨지 않았다. 그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두산이 기다리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행동은 자신감이 넘쳤다.

“민폐만 안 끼쳤으면 좋겠다”던 이정후는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 8안타 타율 0.533 3타점 4득점으로 활약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맹타를 휘둘렀다.
매일경제

이정후는 영웅군단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까.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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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려고 집중했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훈련할 때 많이 배려해주신다. 그래서 경기에 모든 걸 쏟을 수가 있다”라고 밝혔다.

키움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3년차 이정후도 프로 데뷔 후 가장 높은 곳을 경험하게 됐다. 플레이오프도 이번이 첫 출전이었다.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제외됐다.

이정후는 영웅군단의 역사를 쓰는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그는 “솔직히 지난해 형들이 너무 잘해서 ‘내가 없을 때 한국시리즈에 가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너무 아깝게 탈락했다”라고 1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플레이오프에서 SK를 차례로 격파했다. LG는 2016년 준플레이오프, SK는 2018년 플레이오프에서 영웅군단의 도전을 저지했던 팀이다. 통쾌한 설욕이었다.

이정후는 “다음에는 팀이 가을야구에서 절대 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SK를 다시 상대할 기회를 얻었고 설욕까지 했다. 내가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정후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대표팀이 아니라 소속팀 기준으로는 휘문고 3학년 시절인 2016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마지막이다.

이정후는 “아직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멀리 보인다. 두산은 강팀이고 우린 도전자다. 두산보다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라며 “메인스폰서(넥센타이어→키움증권)가 바뀐 첫 시즌,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니 매우 뜻깊다. 이왕 올라간 거 지면 아쉽지 않겠는가”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시리즈는 ‘결승전’이다. 야구선수 이정후는 결승전에서 고개를 숙인 적이 별로 없다. 그는 “준우승 경험이 많지 않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정도다. 결승전에 가면 거의 다 이겼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키움은 창단 첫 우승을 꿈꾼다. 누구보다 바라는 건 영웅군단을 묵묵히 그리고 열렬히 응원했던 팬이다.

이정후는 “경기마다 많은 팬이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 정말 감사드린다. 팬 여러분도 우리와 같은 목표를 세우고 같은 꿈을 꿀 거다. 선수만 뛰는 게 아니다. 팬과 같이 뛴다는 마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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