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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세 번째 투타 대결' 장정석 데이터 야구의 핵심[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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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의 나이트 투수코치(오른쪽 둘째)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과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 5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SK 정의윤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선발투수 요키시를 교체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키움이 혁신을 앞세워 가을야구 무대에서 쾌속질주하고 있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를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가져간 키움은 디펜딩챔피언 SK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3연승으로 스윕에 성공해 5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당연 불펜운용이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불펜진을 투입한다. 불펜투수 10명 전원을 필승조 삼아 짧게 끊어던지게 해 최소 실점 경기를 완성한다. 불펜 필승조의 비중이 큰 기존 포스트시즌(PS) 마운드 운영법에서 탈피해 불펜진 전원이 승리를 합작하는 혁신을 이루고 있다.

혁신의 기반은 데이터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데이터를 통해 선발투수가 타자와 세 번째 상대하는 순간이 가장 위기라는 확신을 얻었다. 장 감독은 지난 20일 고척돔에서 진행한 훈련을 마치고 “선발투수 대부분이 타자와 세 번째 대결을 힘들어 한다. 즉 선발투수가 타자와 세 번째로 맞붙는 경기 중반에 빅이닝이 나오고 경기 흐름이 요동칠 때가 많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최근 ML(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운드 운용 이론과 동일하다. 실제로 최근 ML는 선발투수 이닝수가 하향곡선이다. ML 선발투수 경기당 평균 이닝수가 2017시즌에는 5.5이닝, 2018시즌에는 5.4이닝, 그리고 2019시즌에는 5.2이닝까지 떨어졌다. 선발투수에게 6회까지 맡기지 않고 그 전에 불펜진을 투입하는 게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장 감독도 ML 트렌드를 알고 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ML를 따라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ML에서 선발투수 비중이 줄고 있다는 글을 봤다. 그러나 그 글을 보고 지금의 운영법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며 “4~5년 동안 쌓인 데이터를 종합해서 판단했다. 감독이 되자마자 운좋게 이전 데이터까지 다 살펴볼 수가 있었다. 우리 팀은 물론 상대 팀도 투수마다 데이터에서 드러나는 특색이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때부터 하나씩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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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장정석 감독이 8회초 1사1,3루에서 대타 송성문의 2루타 때 김규민이 득점을 올리고 들어오자 환호하고 있다.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PS 야수진 운용에도 동일한 데이터를 적용했다. 장 감독은 야수 운용은 불펜을 서둘러 투입하는 것과 반대로 한다. 대타 타이밍을 경기 중·후반으로 한정짓고 있다. 타자가 부진하더라도 선발투수가 고전하는 세 번째 승부까지 기다려본다. 장 감독은 “KS라고 해도 갑자기 대타를 빨리 투입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선발 라인업에 들어간 선수는 그만한 자격이 있다. KS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세 번째 타석까지는 기회를 주고 이후 대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과 키움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은 수 년 동안 데이터를 두고 머리를 맞대며 연구했고 마침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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