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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박철우 부담이 크다"…'부상병동' 삼성화재의 또다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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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화재 박철우. 제공 | KOVO


[인천=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몸 상태는 괜찮지만, 부담이 크죠”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여느 때보다 어려운 출발을 하고 있다. 주포들의 줄부상 탓이다.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외인 안드레스 산탄젤로는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태다. 애초 트라이아웃에서 조셉 노먼(26)을 선발한 후 이미 부상으로 한 차례 교체를 단행한 터, 또 한 번 새 외인을 물색하는 대신 좀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리시브에서 큰 역할을 해온 주전 레프트 송희채는 팔꿈치 부상이었던 폐렴까지 걸려 수술대에 올랐다. 훈련은 소화하고 있으나 아직 경기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지 않아 뛰는 데는 무리가 있다. 11월은 돼야 정상적으로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종 거포’ 박철우(34)의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박철우는 개막 첫 경기였던 우리카드전에서 20득점을 홀로 책임졌고, 첫 승을 챙겼던 OK저축은행전에서는 블로킹 4개, 서브 1개를 묶어 무려 28득점을 몰아쳤다. KB손해보험전에서도 27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레프트 김나운과 센터 박상하가 어느 정도 공격을 분담해주기는 하나, 세터 권준형이 클러치 상황에서 가장 믿고 올릴만한 선수는 역시 박철우다. 22일 인천 안방으로 삼성화재를 불러들인 ‘적장’ 박기원 감독도 “지금쯤이면 관리가 필요한 나이인데, 박철우는 해가 갈수록 어째 더 잘하는 것 같다”며 “승부사 기질이 있는 친구다. 모든 문제를 딛고 올라서고 정면돌파한다. 우리가 존중해줘야 할 선수”라고 두말없이 인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특정 선수 하나에 과부하가 걸리는 구조를 긴 시즌 내내 이어갈 순 없다. 시즌 초이기에 아직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장기전이 된다면 베테랑에게는 부상이 찾아오기도 더 쉬운 법이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박철우의 몸 상태는 괜찮다. 계속 관리를 하는 상황에서 조금 있으면 부상으로 이탈했던 전력도 합류한다”면서도 “박철우가 부담감이 많으니 김나운이 잘해줘야 한다. 서브도 그렇고 공격도 잘 들어가고 있어서 기대해볼 만하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리시브가 관건인데, 김나운이 고준용과 함께 잘 해줘야 한다”며 새 얼굴을 콕 찍었다.

개막 3경기에서 삼성화재의 리시브 효율은 23.11%에 그친다. 지난 시즌 5승을 겨우 수확한 최하위 한국전력(20.65%) 덕분에 꼴찌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리시브부터 흔들리다 보니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지며 박철우 의존도는 더 심해졌다. 2009~2010시즌 프로 데뷔한 김나운은 대부분 벤치 멤버로 뛰며 원포인트 서버 임무를 수행했으나, 이번 시즌은 ‘부상병동’이 된 팀 사정으로 기회를 받고 있다. 고준용은 두 명의 윙스파이커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찼다. 박철우가 혼자 힘으로만 승리를 가져올 수는 없기에 조력자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대한항공전에서도 박철우는 23득점을 책임지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나운이 서브 3개를 포함해 15득점, 박상하가 블로킹 4개와 서브 1개를 묶어 9점을 보태며 박철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현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내용의 시나리오를 써내며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14 25-19)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10월 위기를 견디는 삼성화재가 해답을 찾았을 만한 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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