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 대 두산 경기. 9회말 1사 2루 상황 두산 박건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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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전날 한국시리즈 1차전 끝내기 주인공이 오재일이었다면 2차전 주인공은 박건우였다.

박건우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극적인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9회말 공격에 돌입할 때 3-5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키움 마무리 오주원을 공략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대수비로 들어왔던 오재원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재호가 바뀐 투수 한현희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뽑아 3루 주자 허경민을 홈에 불러들였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선 대타 김인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기어코 5-5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한현희의 폭투가 나왔고 1루 대주자 류지혁은 2루로 진루했다.

1사 2루 끝내기 찬스에서 마지막 주인공은 박건우였다. 박건우는 볼카운트 2볼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37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류지혁이 홈을 밟으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건우로선 한국시리즈 2경기를 통해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박건우는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9회말 실책으로 출루한 뒤 끝내기 득점을 올렸지만 본인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2차전에서도 처음 세 차례 타석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다. 타격 부진이 8타수 무안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8회말 드디어 박건우가 침묵을 깼다. 2-5로 뒤진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안타를 쳤다. 박건우의 이번 한국시리즈 첫 안타였다.

박건우가 살아나니 두산이 살아났다. 박건우는 정수빈의 볼넷으로 2루에 도착한 뒤 호세 페르난데스 타구 때 키움 2루수 김혜성의 실책을 틈타 홈을 파고들었다.

8회말 타격감을 되살린 박건우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승리 주역이 됐다. 한국시리즈 2차전 MVP도 당연히 박건우 몫이었다.

박건우는 “나 자신도 답답한데 동료들은 얼마나 답답했겠나”며 “그럼에도 형들이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항상 마음속으로는 감사하고 있다”고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눈시울이 불거진 박건우는 “작년부터 너무 못해 우승도 날아갔는데 끝내기를 치고 그런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며 “오늘 경기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감정이 올라온 것 같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한 경기로 부진을 씻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 잘해서 큰 경기에서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