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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10억 콤비' 저격…'연봉 2900만원' 좌완 이영준의 빛바랜 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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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한국시리즈에서 역투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이영준.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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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10억 콤비'를 저격한 연봉 2900만원짜리 좌완 투수의 홀드가 빛바랬다.

키움의 이영준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두산 베어스와 2차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이 5-3으로 쫓기고 있는 1사 1,3루 위기 상황이었다.

이영준을 기다리고 있는 타자는 두산이 자랑하는 4번 김재환, 5번 오재일이었다. 특히 오재일은 이날 4회말 키움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큼지막한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려 타격감이 좋은 상태.

이영준은 4번타자 김재환을 맞이해 신중한 바깥쪽 승부를 펼쳤다. 결국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꽉 차는 공을 던져 루킹삼진을 뺏어냈다. 김재환에게 던진 5구가 모두 빠른공이었다.

그 뒤로 부담스러운 상대 오재일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영준은 초구 슬라이더를 볼로 던진 뒤 2구째 직구로 헛스윙을, 3구째 직구로 파울을 유도했다. 그리고 4구째 시속 146㎞짜리 직구로 다시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끝냈다.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영준은 한 바퀴를 빙글 돌며 포효했다. 경기 최대 위기 상황에서 두산 타자들 중 가장 무서운 2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자축하는 세리머니였다.

이영준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전체 75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방출됐고, 2017년 키움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영준. 장정석 감독은 그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시켜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영준은 포스트시즌 들어 이날 경기를 포함, 6경기에서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 중이다.

이영준이 위기를 넘겼지만 키움은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까지 얻어맞으며 충격적인 5-6 역전패를 당했다. 2⅔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개인 첫 홀드를 따낸 이영준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방출생 출신이던 이영준의 올 시즌 연봉은 2900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키움 선수 30명 중 2년차 외야수 예진원(2700만원)에 이어 최저 2위다.

이날 이영준에게 삼진을 당한 김재환은 7억3000만원, 오재일은 3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두 선수의 연봉을 합하면 10억원이 넘는다. 그런 두산의 거포 듀오를 이영준이 멋지게 요리했다. 팀 패배가 아쉬울 뿐이었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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