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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애매하면 맞춰준다…'곰의 탈 쓴 여우' 양의지 멕시코 강점 역이용[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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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야구대표팀의 포수 양의지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7-3으로 앞선 7회 공수교대를 하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곰의 탈을 쓴 여우’ 양의지(32·NC)가 연속 이닝 실점 후 상대 패턴을 완벽히 파악했다.

양의지는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에서 5회와 6회 연속 실점했다. 5회초에는 선발 투수 박종훈과 호흡을 맞춰 조나단 존스를 상대하다 선제 2점 홈런을 내줬고, 7-2로 앞선 6회초에는 1사 후 나바로 페리오와 로만 솔리스에게 연속 2루타를 내줘 또 한 점 헌납했다.

3점째를 내준 뒤 양의지는 멕시코 타자들의 강점을 역이용하는 노련함으로 한국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멕시코 타자들은 중남미 타자 특유의 적극적인 스윙으로 이른바 ‘타이밍 스윙’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타고난 신체조건이 좋은데다 힘이 있어, 풀 스윙 궤도에 타이밍을 맞춰주면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았다.실제로 존스의 홈런과 페리오, 솔리스의 2루타는 코스 보다 타이밍을 맞춰준 탓에 내준 장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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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이영하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7-2로 앞선 6회 등판해 연속 안타로 실점하자 양의지가 마운드를 방문하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6회초 1사 1, 2루에서 조지 플로리스를 중견수 플라이, 하비어 살라즈를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부터 양의지의 볼배합이 변하기 시작했다. 장타를 의식해 바깥쪽 코너워크에 신경쓰기 보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우로 휘는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집중 배치해 멕시코 타자들의 배트 중심을 비껴가는 전략을 취했다.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지만, 멕시코 타선은 스윙 궤도가 하나로 통일된 인상을 심었다. 높은 코스나 낮은 코스나, 미리 설정한 스윙 궤도로만 타격을 했다. 타이밍 응용이 어렵다는 의미로, 중타이밍으로 설정해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인상이 짙었다. 이런 타자들에게는 타이밍을 맞춰주면서 스위트 스폿을 비껴가는 무빙 패스트볼이 효과적이다. 이영하의 높은 타점과 힘 있는 포심 패스트볼 구위를 고려하면 컷패스트볼에 가까운 슬라이더와 투심보다 스피드가 느린 스플리터는 투구수를 아끼면서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최적의 팁인 셈이다.

상대 타자와 기싸움에서 대등한 흐름이 이어지면, 조급함을 이끌어내는 게 포수의 역할 중 하나다. 양의지가 간파한 멕시코 타자들의 강점은, 그대로 단점으로 부메랑 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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