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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잃은 것 없는 귀한 도전…벤투호, 툭툭 털고 브라질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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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평가전 앞둔 축구대표팀, 15일 아부다비서 담금질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정우영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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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UAE)=뉴스1) 임성일 기자 = "물론 경기 당일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당연히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이겼다면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겠으나 지거나 이겨야할 팀한테 비기면 아무래도 어깨가 처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다. 그런 어둔 분위기가 길게 가진 않는다. 앞으로 계속 축구를 해야 할 선수들이다. 어둔 분위기가 길게 가서도 곤란하다."

오는 19일 저녁 10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캠프가 차려진 아부다비 자이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벤투호는 전날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아쉬움이 진한 경기였다.

2차 예선 일정을 통틀어 가장 까다로운 경기라는 전망이 많기는 했으나 확실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레바논 시위가 격화 양상을 보인다는 보도가 줄을 이으면서 베이루트로 들어갈 때부터 불안했고, 경기 당일 오전에 '무관중 경기'가 확정되는 등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게다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의 상태는 너무도 열악했다. 외관과 경기장 여러 시설은 거의 폐건물 같은 음산함을 주었고 선수들 라커룸과 화장실은 좋지 않은 냄새를 풍겼다. 가장 중요한 잔디상태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황의조가 그러더라. 잔디를 밟는 순간 이미 피로가 쌓여왔다고"라고 말하며 "워낙 떡잔디에 바닥이 진흙이라 딛는 순간 발목을 감싸는 듯한 형태라고 했다. 그곳에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 전날까지 베이루트가 아닌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진행했던 벤투 감독도 "와서 그라운드 상태를 보니, 그렇게 결정하길 잘한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이런저런 악조건이 있기는 했으나 어쨌든 원하던 결과를 얻진 못했으니 실패다. 레바논전 무승부로 2승2무가 된 한국(승점 8점)은 레바논과 북한(승점 7)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승점 6)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한 불안한 1위를 유지하게 됐다.

때문에 베이루트를 빠져나오던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하지만 아직 중동에서의 여정은 남아 있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르는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았다. 한국이 세계 톱클래스 팀과 평가전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력 차가 나기에 부담스러운 경기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행복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날 훈련을 앞두고 만난 대표팀 부주장 김영권은 "브라질과 전력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 뒤 "그래서 잃을 게 없는 경기다. 오히려 얻을 것만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에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강한 동기부여로 잘 준비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브라질과 같은 수준의 팀과 경기하는 기회가 많지 않다. 부담보다는 사실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 "이런 선수들과 언제 경기를 해보겠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어필했다.

이날 선수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훈련을 진행했다. 손흥을 비롯해 전날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뛰었던 이들은 회복에 집중한 프로그램만 약 30분가량 소화한 뒤 쉬면서 다른 이들의 훈련을 지켜보았다. 경기에 나서지 않은 이들은 미니게임까지 진행, 전체적인 몸 상태와 컨디션을 팀에 맞췄다.

대표팀 관계자는 "새벽에 아부다비로 돌아와서 오전까지는 푹 쉬었다. 전체적으로 몸에 큰 문제가 있는 선수는 없다"고 말한 뒤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브라질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재밌고 즐거운 기회라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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