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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준영 집단성폭행 사건

'실형' 정준영·최종훈…스타로 얻은 명성, 이젠 책임져야할 때[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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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29)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의 죄질에 무거움을 법원은 끊임없이 강조하며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했고, 두 사람은 법의 심판 앞에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29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정준영 등 5명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 혐의 선고 공판이 열렸다. 정준영과 최종훈을 포함해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멤버로 불리는 피고인 5인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또한 2015년 말 연예인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정준영에게 징역 6년, 최종훈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두 사람에게 모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의 취업제한 5년도 선고됐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보호 관찰은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클럽 버닝썬 MD 김모씨와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 친오빠 권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모씨와 권모씨에겐 보호관찰도 선고됐다.

이날 재판부는 긴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며 지속적으로 이들의 범죄의 중대성을 이야기했고 정준영, 최종훈은 초범이고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명성에 버금가는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정준영과 최종훈은 대중에 큰 인기를 얻은 가수로 그로 인해 얻은 명성과 재력에 버금가는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준영과 최종훈의 경우 지난 2016년 3월 술에 만취한 피해자와 합동으로 성관계를 한 것은 항거불능인 상대를 간음한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정준영은 합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주장했고, 최준영은 성관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카카오톡 대화내역이 자신의 동의 없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위수증)라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심하게 왜곡된 성인식과 은폐된 성범죄가 담긴 이 사건 카카오톡 내용을 통해 드러난 공공의 이익이 정준영의 사생활정보 침해보다 우위에 있다”며 위수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들은 유명 연예인과 그 친구들로 합동 준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이란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지인들과의 카톡방에 공유하는 등 여성을 단순 성적 쾌락의 도구로 취급했다”며 “비록 피고인들이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단순 호기심에 의한 장난으로 보기에는 죄질이 너무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준영에 대해 ”피고인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인 피해자를 합동으로 간음하고 여성과 성관계한 모습을 촬영해 이를 카톡 대화방에 올렸다. 이를 나중에 안 피해자가 느낄 고통의 정도는 짐작이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며 ”정준영이 혐의에 대해 일부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자격 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적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종훈에 대해선 강제추행은 무죄로 판단한다면서도 ”술에 취한 피해자를 합동으로 간음한 뒤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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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선고에 피고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고, 정준영과 최종훈은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듯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뒤늦은 후회에도 소용없었다. 재판부의 판시대로 스타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준영과 최종훈은 심각하게 왜곡된 성인식과 반성 없는 태도, 한때 연예인을 꿈꿨던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기만하는 등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결심공판에서 “죄질과 피해자들과 합의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했다. 또 함께 기소된 김모씨와 권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허모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해 검찰의 구형을 거의 그대로 적용한 반면 김모씨와 권모씨의 형량은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허모씨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 검찰의 구형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을 비춰볼 때, 연예인이란 직업을 통해 명예와 부를 누렸던 정준영과 최종훈이 짊어져야 할 책임의 무게가 더욱 크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1심 선고 이후 피고인들은 일주일 내로 항소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때 많은 팬들의 지지와 응원을 한 몸에 안았던 스타, 그리고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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