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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한국간판 장우진의 각오 "도쿄올림픽, 일본보다는 꼭 위에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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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우진이 지난 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제 73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남자 단·복식 2관왕을 차지했다. 제공 | 월간탁구


[춘천=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도쿄올림픽에서 일본보다는 꼭 위에 있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제73회 고진모터스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가 마무리 된 춘천 호반체육관, 상패와 메달을 모두 2개씩 품에 안은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은 이 날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2008~2009년) 기록 이후 11년 만에 종목 2연패를 기록한 역대 8번째 선수가 됐고, 황민하와 조를 이룬 남자 복식 결승에서도 손쉽게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단·복식 2관왕을 달성했다. 대회가 끝난 후 만난 장우진은 “이번 시즌 마무리를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왔다. 속초 출신에 중고등학교를 춘천에서 다녔어서 여기서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며 웃었다. 그러나 얼굴은 마냥 밝지 않았다. 이내 “경기를 잘 끝내도 만족스러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단체전에서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보완점을 덧붙였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장우진을 지도하고 있는 김택수 감독도 ‘2연패 2관왕’을 달성한 제자에게 채찍을 먼저 빼들었다. 문제는 개인전이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버텨낸 게 우승을 한 원동력이 되긴 했으나, 먼저 크게 리드를 잡고도 안일한 플레이로 추격을 허용하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장우진부터 먼저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올해 국제대회를 비롯해 성적이 너무 안 좋았어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제 경기력을 못 믿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못 하고 지키려고 소극적으로 했다. 이번을 통해서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탁구는 유남규, 유승민, 양영자, 현정화 등 스타들이 꾸준히 출몰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도 장우진을 필두로 정영식(27·국군체육부대), 이상수(29·삼성생명)로 꾸려진 남자대표팀은 2~3살 터울의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해준 덕분에 일본, 독일, 스웨덴 등의 강국과 경쟁에서도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장우진의 어깨에 난세 영웅을 향한 기대가 걸린다. 그는 “에이스라는 호칭은 감사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요즘 들어 조금 올라오긴 했지만, 나의 커리어와 경험은 형들과 비교할 수 없다”며 “지난달 도쿄에서 치른 국제탁구연맹(ITTF) 팀 월드컵에서 형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중국전 1게임을 이겼는데, 아무리 세계랭킹 1위를 만났다고는 하지만 내가 조금만 잘했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부족함을 이야기했다.

내년에는 도쿄올림픽 단체전 예선, 부산 세계선수권대회, 도쿄올림픽 본선 등 주요 관문이 여럿 기다리고 있다. 장우진 역시 “중요한 건 내년”이라는 문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제가 4차원적인 면이 있다. 별명이 ‘돌아이’다. 3명 중 제가 막내인 만큼, 지고 있을 때는 반전을 만들고 이기고 있을 때는 그대로 끝내버릴 수 있게 분위기에 신경쓰겠다“며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힘은 서로 못했을 때 커버해주는 데서 나온다. 이 힘으로 도쿄올림픽에서 결승에 간다면 중국과 붙어볼 수 있다”며 먼저 개최국인 일본 사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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