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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한 vs 일, 중 vs 홍콩…축구에선 누가 더 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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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중국 홍콩 일본 한국(파울루 벤투·왼쪽부터) 감독이 기자회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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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축구 대리전.'

10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시작해 18일까지 이어지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전신 동아시안컵)을 대표하는 한 문장이다. 축구 팬들은 이번 대회가 단순히 축구라는 스포츠를 넘어서 정치적 대리전을 의미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아시아 4개국 축구대표팀이 출전해 우승을 가리는 E-1 챔피언십 남자부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홍콩이 참가한다.

미묘한 관계인 4개국이 한자리에 모인 것. 일단 한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마지막 한 장을 걸고 EAFF 7개국이 치열한 혈전을 펼친 끝에 홍콩이 북한·대만·몽골을 제압하고 올라오며 미묘한 흐름이 만들어졌다.

2015년과 2017년 이 대회에서 사상 첫 '2연패'를 일군 한국은 이번에도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국내파와 일본파 위주로 정예 멤버를 구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규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는 합류할 수 없다.

우승만큼 한국 축구팬들 관심을 모으는 경기가 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 30분 홍콩과 1차전을 치른 뒤 15일에는 중국을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18일에는 이 대회 하이라이트인 '한일전'이 예정돼 있다. 최근 한일전은 분위기가 많이 완화됐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지난 7월 촉발된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해 '노노 재팬' 등 감정의 골이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이 대회에서 한일전보다 더 큰 관심을 끄는 경기가 있다. 18일 한일전에 앞서 오후 4시 15분부터 치르는 중국과 홍콩 간 맞대결. 홍콩은 2010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중국-홍콩전'이 성사됐다. 전 세계 관심을 모으는 빅매치다.

홍콩은 지난 3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놓고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이에 홍콩은 중국의 내정 간섭 수위가 점점 높아지며 자유민주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에 지난 6월에는 100만명 넘는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고 '반중국 성향 시위'로 점점 번지는 추세다. '축구는 축구, 정치는 정치'라는 논리는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중국-홍콩전을 대비해 긴장 수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혹시나 모를 과열 사태와 시위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경찰 인력이 투입될 가능성도 높다.

'북한 불참'으로 이슈를 모았던 여자부는 한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대만이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됐다. 남북 대결은 무산됐지만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14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이 2020 FIFA U-20 여자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탠 19세 신예 추효주가 합류한 가운데 여민지, 장슬기, 이소담, 강채림, 손화연 등 간판 선수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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