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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해외축구 돋보기]세계 무대 밟는 뉴칼레도니아 마을 축구팀의 ‘위대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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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500여명 작은 도시 이엥겐

‘기적의 행진’으로 클럽월드컵 출전

경향신문

이엥겐 스포츠 선수와 팀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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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단순히 골을 넣어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축구의 힘은 그 이상일 때가 있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꿈을 꾸게 하고,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하고,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기도 한다.

12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19 클럽월드컵 참가 팀 중에는 축구가 어떤 마법과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팀이 있다. 바로 오세아니아 대표로 출전하는 뉴칼레도니아의 이엥겐 스포츠다. 이엥겐은 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서도 작은 도시로 인구가 2500여명에 불과하다. 이엥겐의 주장이자 스트라이커인 버트란드 카이(36)는 “조그만 마을의 클럽팀이 세계 무대를 밟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엥겐은 지난 5월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클럽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냈다. 1997년 창단된 신생팀 이엥겐이 우승한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이엥겐은 준결승에서 전 대회 우승팀인 뉴질랜드 팀 웰링턴을 2-0으로 물리쳤고, 결승에선 뉴칼레도니아 수도인 누메아 연고의 마겐타를 1-0으로 꺾었다. 로인이 상대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놓치지 않고 60m 거리에서 날린 슛이 결승골이 됐다. 비뉴질랜드 축구팀이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2010년 파푸아뉴기니의 헤카리 유나이티드에 이어 이엥겐이 두 번째다. 이엥겐은 올해 리그와 컵대회,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을 달성했다.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2골밖에 내주지 않은 탄탄한 수비와 끈끈한 팀워크가 강점이다. 이엥겐은 사실 아마추어 팀에 가깝다. 선수들은 시청 공무원, 건축기사, 교생 등으로 일하면서 공을 찬다. 2011 오세아니아 올해의 선수, 2019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 골든볼을 수상한 카이도 기숙학교 관리자로 일하면서 비치사커를 병행하고 있다.

이엥겐은 바르셀로나 레전드 사비가 이끄는 카타르 알 사드와 북중미 챔피언 멕시코 몬테레이를 차례로 꺾으면 4강에서 리버풀과 만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엥겐의 도전은 1차전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이들에겐 참가 자체가 위대한 모험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카이가 밝힌 팀 슬로건도 그랬다. ‘Koi Theen!’,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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