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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세혁이가 더 잘해줄 것" 마스크 넘긴 양의지, 경쟁 넘어선 애정[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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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양의지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의 ‘다음’을 맡기기 충분했다. NC 안방마님 양의지(32)가 후배 박세혁(29)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에게 뜻 깊은 해였다. 둥지를 옮긴 양의지는 최고 포수로 당당히 이름을 날렸고, 백업에 불과했던 박세혁은 주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을 보냈다.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양의지는 누구보다 밝게 빛났다. 가장 높은 곳에서도 후배를 향한 마음을 잊지 않았던 그다.

이날 양의지는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포수 최다 수상(5회) 영예를 얻었다. 시상식 후 “강민호 형과 같은 횟수로 받았다. 많이 존경하고 배우고 싶었던 분인데 이제 많이 따라간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의심의 여지 없는 결과였다. 올시즌 양의지는 공수에서 제 몫 그 이상을 해냈다. 이적 후 처음 치른 시즌이지만, 장애물은 없었다. 총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20홈런 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2로 펄펄 날았다.

개인의 영예에도 모든 공을 팀으로 돌렸다. 그는 “이적하고 상을 받으니 기분이 또 다르더라. 팀원들이 첫 해에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쉽게 최다 득표 기록은 놓쳤지만,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이날 양의지는 총 316표를 얻었다. 최다 득표자는 유격수 부문에서 325표를 따낸 키움 김하성이다. 양의지는 “최다 득표엔 실패했지만, 이렇게 상을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올해의 마지막 행사에서 큰 상을 받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어느덧 ‘우승 포수’로 성장한 박세혁에겐 아낌 없는 칭찬을 전했다. 올시즌 두산의 기적같은 순간마다 늘 자리를 지켜온 박세혁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NC전에서 극적인 끝내기로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이번 골든글러브에서도 양의지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었다.

양의지는 “곧 있으면 세혁이가 골든글러브 포수상을 받을 것 같다. 우승 포수지않나”라며 크게 웃었다. 자랑스러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웃음이었다. 박세혁의 선전은 ‘선배’가 아닌 ‘선수’ 양의지의 성장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는 “저도 여기에 맞춰서 제 실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 어린 친구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나름대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에서 함께 땀 흘렸던 동료들도 잊지 않았다. 양의지는 “저랑 (박)세혁이, (최)재훈이, (김)재환이, 이렇게 네 명이 유독 애틋하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고생하면서 커온 동생들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선수들이 저보다 잘하거나 못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잘했으면 좋겠다”고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재환의 미래에도 힘을 보탰다 .그는 “재환이도 미국에 가고 싶어하는데 계약이 꼭 잘 됐으면 좋겠다. 재훈이도 한화에서 슈퍼스타로 성장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때 같은 색의 유니폼을 입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린 이들이다. 소속 팀은 달라졌지만,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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