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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콜린 벨 감독의 한국어 사랑…'자신감'은 꼭 한국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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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새로운 단어 또박또박…선수들에게 퍼진 웃음꽃

뉴스1

콜린 벨 대한민국 여자축대표팀 감독이 10일 부산 서구 구덕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EAFF E-1) 챔피언십 대회 중국과의 경기를 0대 0 무승부로 마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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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정재민 기자 = 한국 여자축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콜린 벨 여자 대표팀 감독의 한국어 사랑이 남다르다. 하루라도 빨리 한국 대표팀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전날(1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전통의 강호 중국과 0-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벨 감독의 데뷔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영국 출신의 벨 감독은 지난 10월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 지도자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 감독은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았다. 끝없이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 지시했다. 특히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주장 김혜리와는 수시로 대화했다.

반칙으로 경기가 끊길 때면 벨 감독은 통역을 통해 지시를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손화연과 심서연은 경기 중 속성 일대일 과외를 받기도 했다.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유쾌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벨 감독은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다. 처음 "안녕하세요, 나는 콜린 벨입니다"에 이어 전날에는 "안녕하세요, 저는 행복해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등 매번 새로운 단어를 선보이려 한다.

최근에는 '자신감'이란 단어에 꽂혔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내가 지도해봤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항상 배울 자세가 되어 있고 열정을 갖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도 많다"고 칭찬하면서 "물론 부족한 점도 있는데,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너무 겸손하고 부끄럼을 타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그리고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자신감'이란 단어는 꼭 한국어로 말했다. 그는 전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자기 자신을 믿을 필요가 있다. 최고 레벨의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도 벨 감독의 한국어 노력에 웃음꽃이 피었다. 전날 맹활약한 장창은 "실제로 한국어를 많이 쓰신다. 경기 전 미팅에서도 칠판에 한글로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 적어주시기도 했다. 내 이름이 가장 먼저 적혀 영광"이라고 소개했다.

여민지 역시 "감독님께서 '밥 맛있게 먹어', '수고했어', '행복해요' 등 다양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며 "한국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감독님의 모습이 귀엽기도 해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통역을 통해 소통하며 정말 편하게 대해주신다. 감독님이 선수들의 의견을 너무 잘 들어줘서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말처럼 벨 감독이 꼽은 키워드는 '신뢰와 소통'이다. 그는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어를 최대한 빨리 배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일 새 단어나 문장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라며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고 아울러 내가 일하는 나라에 대한 존중을 보이는 일이기도 하다. 아마 1년 뒤면 의사소통할 정도가 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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