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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답답한 벤투호 날카로움 잃은 점유율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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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동아시안컵 첫 경기 홍콩전 2-0 승

패스횟수 압도적이지만 의도·세밀함 실종

상대 밀집수비에도 단조로운 크로스 의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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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패스횟수와 점유율 우위. 하지만 의도와 세밀함이 없는 점유율 축구는 생산성이 떨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남자부 1차전에서 황인범(밴쿠버)과 나상호(도쿄)의 골로 홍콩을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전날 중국을 2-1로 꺾은 일본과 함께 1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파 없이 구성된 선수단은 약체를 만나 기대했던 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15일 중국, 18일 일본과 2·3차전을 앞두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의 한국은 이날 수비에 치중한 홍콩(139위)에 맞서 시종 공격을 주도했다. 최전방의 김승대(전북)나 문선민(전북), 나상호는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이다. 하지만 K리그 최우수선수 김보경(울산)과 황인범, 손준호(전북) 등 중원을 지킨 선수들과의 합작이 예리하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 주고받기로는 밀집해 늘어선 홍콩 선수들을 쉽게 뚫을 수 없었고, 개인 돌파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좌우 측면의 박주호(울산)와 김태환(울산)이 깊숙하게 침투했지만 크로스는 상대 수비에 번번이 걸렸다.

이렇다 할 슈팅이 전반 20분 황인범의 발끝에서 나왔을 정도다. 오히려 전반 26분 홍콩이 서너번의 역습 패스로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권경원(전북) 지킨 중앙을 뚫고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구성윤(삿포르)이 지킨 골문 옆으로 공이 힘없이 굴러간 게 다행이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중거리 슈팅이 빗나가거나 패스 실수가 나와 리듬이 끊길 때는 답답함을 표시했다.

돌파구는 전반 45분에야 열렸다. 부상으로 교체된 김승대를 대신해 투입된 이정협(부산)이 아크 부근 볼 경합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황인범이 골키퍼도 꼼짝 못 하는 킥으로 골망 구석을 뚫으면서 갑갑한 숨통을 텄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자 문선민을 빼고 움직임이 좋은 윤일록(제주)을 내보내 변화를 주었다. 상대를 흔드는 기회가 늘어났고, 후반 24분 코너킥 기회에서는 김민재가 위력적인 헤딩슛을 터트리는 등 압력을 증대했다. 결국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상호가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올리면서 팬들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지난 5일 소집된 대표팀 선수들은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조직력과 골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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