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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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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증가 이유는 실밥? MLB, 야구공 조사 결과 공개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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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가 폭증하는 홈런에 공이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인구 조작'은 없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공인구 연구 결과를 보고한 27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발표하고 윈터미팅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인구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일리노이대학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물리학과 교수 앨런 네이던 박사를 대표로 하는 연구진과 메이저리그 경기 운영 계획 및 전략 부문 부사장 크리스 영을 필두로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 그리고 공인구 제조사 롤링스사의 CEO인 마이클 즐라켓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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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윈터미팅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인구 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연구진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네이던 박사는 "연구 결과는 실밥의 높이가 분명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불규칙한 야구공 실밥의 높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종이 한 장 두께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멍이다.

그러나 이 요인도 35%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나머지 65%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밝혀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의 모양, 표면의 거침 정도, 가죽의 두께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분석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에 바르는 진흙이 확실히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밖에 연구진은 발사각도, 타구 속도 등의 개념 도입으로 타자들의 성향이 바뀐 것이 홈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에 홈런이 급감한 것에 대해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즐라켓은 "우리는 공의 반발력을 더하라거나 빼라는 부탁을 받지 않았으며, 독단적으로 그런 시도를 한적도 없다"며 공인구 조작설을 부인했다. "우리는 130년 넘게 이 일을 해왔고, 1977년부터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만들어왔다. 우리는 메이저리그 규격에 맞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에게 (제작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밥이 불규칙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연 재료를 이용해 수작업을 거치다 보면 불규칙적인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항변했다. 영 부사장도 "야구공은 수작업으로 만들고, 실밥은 손으로 직접 꿰맨다"며 야구공 제작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일이며, 실밥 등의 일부 불규칙한 모습은 피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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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2019년 홈런이 다시 증가하면서 공인구 조작에 대한 음모론이 제기됐다. 사진= MK스포츠 DB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년부터 홈런이 증가했다. 리그 사무국은 앞서 2017년에도 연구진을 구성해 공인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는 야구공의 '공기역학적 특징'을 원인으로 지목했었다.

2019시즌에는 홈런이 또 다시 증가했다. 무려 6776개의 홈런이 나오며 2017년에 세운 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2년만에 갈아치웠다. 포스트시즌에는 반대로 비거리가 감소하면서 재차 공인구에 대한 음모론이 제기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물리학, 기계공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소집해 다시 공인구를 조사했다. 학계의 권위를 빌려 음모론에 반박했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내놓지 못했다.

당장 현장에서도 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카고 컵스 우완 선발 다르빗슈 유는 자신의 트위터(@faridyu)를 통해 "2016년 이전에는 투수가 타격연습을 하면 홈런이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이후에는 거의 누구나 홈런을 치고 있다. 다저스에서는 왼쪽 타석에서 쳐도 공이 넘어갔다"며 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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