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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잘나가던 NBA 두 인기 구단 '서글픈 꼴찌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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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부 콘퍼런스 최하위 맞대결… 닉스, 워리어스 상대로 124:122

3번이나 우승했던 워리어스… 주전 대거 빠져나가자 급추락

전세계 구단 가치 5위인 닉스… 몇년 동안 동네북으로 전락

2019~2020시즌 NBA(미 프로농구) 전체 꼴찌를 놓고 다투는 두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뉴욕 닉스의 벼랑 끝 대결은 닉스의 신승으로 끝났다. 닉스는 12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워리어스를 연장 끝에 124대122로 눌렀다.

조선일보

NBA 뉴욕 닉스의 마커스 모리스(왼쪽)가 11일(현지 시각)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골밑 슈팅을 시도하다가 윌리 컬리스테인의 수비에 막히는 모습. 닉스는 이날 워리어스를 124대122로 겨우 누르고 10연패에서 벗어났다. 닉스와 워리어스는 올 시즌 각각 동·서부 콘퍼런스 최하위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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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는 이날 시즌 5승(20패)째를 거두며 겨우 승률 2할을 만들었고, 워리어스는 5승 21패가 되면서 NBA 30팀 중 유일한 1할대 승률(0.192)로 내려앉았다. 워리어스는 샌프란시스코, 닉스는 뉴욕이 연고 도시다. 빅 마켓이자 NBA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기 구단이지만, 올 시즌에는 각각 동·서부 콘퍼런스 최하위로 추락했다.

◇무너진 왕조와 동네북이 된 명문 팀

'부잣집은 망해도 삼 년 간다'는 말이 무색하게 워리어스 왕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최근 5시즌 연속 NBA 챔피언전에 올라 우승 3번, 준우승 2번을 차지했던 워리어스의 추락은 '햄프턴 파이브(Hamptons Five)' 해체에서 비롯됐다. '햄프턴 파이브'는 워리어스의 전성기를 이끈 케빈 듀랜트, 스테픈 커리, 클레이 톰프슨, 드레이먼드 그린, 안드레 이궈달라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2016년 여름 뉴욕주 햄프턴에서 휴가를 즐기던 듀랜트를 영입하기 위해 나머지 넷이 함께 찾아가 설득한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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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워리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듀랜트가 브루클린 네츠, 이궈달라가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래도 해볼 만한 전력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톰프슨이 시즌 전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커리마저 시즌 도중 부상을 당했다. 수년간 성적이 최상위였던 까닭에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워리어스는 주전이 대거 빠져나가자 공격력 빈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닉스는 미국 포브스가 지난 7월 발표한 전 세계 스포츠 구단 가치 순위에서 5위에 오른 팀이다. NBA 30팀 중에선 1위다. 하지만 닉스의 플레이오프는 2012-2013시즌이 마지막이다. 최근 5년 동부 콘퍼런스(15팀) 성적이 15-13-12-11-15위였다.

닉스가 동네북이 된 가장 큰 이유로는 무능력한 프런트가 꼽힌다. 한때 팀의 미래로 꼽혔던 크리스타프스 포르징기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낸 닉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듀랜트나 카와이 레너드, 카이리 어빙 등 FA(자유 계약 선수) 대어를 여럿 영입해 팀을 재건하려 했지만, 단 한 명도 잡지 못했다.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은 지난 6일 덴버 너기츠에 37점 차로 패한 뒤 경질됐다.

◇누가 더 못하나

두 팀의 12일 맞대결은 각자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한판이었다. 워리어스는 디안젤로 러셀 외에 공격 옵션이 없어 초반부터 쉬운 찬스를 연이어 놓쳤다. 시작부터 줄곧 앞선 닉스는 68―50으로 전반을 마쳤지만,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스타가 없었다. 3쿼터부터 시작된 워리어스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했고, 종료 2분 전엔 103―103 동점을 허용했다.

닉스는 워리어스의 막판 실책을 틈타 다시 5점 차를 만들어 경기를 무난히 마치는 듯했다. 그러나 루키 RJ 배럿이 사고를 쳤다. 종료를 12초 남긴 상황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3점짜리 자유투를 내줬고, 그 뒤 상대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실패했다. 워리어스는 러셀이 마지막 공격에서 3점슛을 꽂으며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연장전 시작 직후 7점 연속 실점하며 역전승 기회를 날렸다.

'탱킹(낮은 순위를 기록해 드래프트에서 높은 신인 지명 순위를 노리는 것)'을 하려는 팀도 보통 홈 팬 앞에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두 구단은 안방에서도 약하다. 오클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긴 워리어스는 신축 구장 체이스센터에서 11경기를 치러 두 번 이겼다. 닉스도 뉴욕의 상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3승 10패에 그치고 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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