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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스토브리그 협상의 기본 선수 평가 '얼마나 냉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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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시환과 지성준.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소속팀 선수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나요?’

프로야구에서 스토브리그는 경기는 열리지 않지만 연봉협상과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FA협상 등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시기 구단 프런트가 어떤 행보를 했느냐에 따라 이듬해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협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선수에 대한 냉정하고 정확한 평가다.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모든 협상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 겨울 FA 협상은 예년에 비해 특히 지지부진하다. 자격선수 19명 중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이지영(키움) 유한준(KT) 정우람(한화) 등 3명에 불과하다. 구단에 협상 권한을 백지위임한 오지환을 포함해도 4명 밖에 안된다. 트레이드 역시 지난 11월 20일 2차 드래프트 이후 한화와 롯데간 2대2 트레이드 이외에 이렇다할 소식이 없다. 방출선수 계약과 나주환(SK→KIA) 무상 트레이드 말고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10개 구단에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KBO리그 구조상 메이저리그처럼 이동이 쉬울 수는 없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평가 잣대가 다른 것이 선수 이동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 각 구단은 모두 세이버 매트릭스를 접목해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한다.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WAR) 및 각종 공수지표를 기반으로 연봉고과를 매긴다. 하지만 구단마다 평가 기준 및 계산법은 조금씩 다르다. 각 구단은 정확한 선수 평가 방법이 선수 선발의 노하우이기도 해 대외적으론 극비에 붙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손자병법의 말처럼 소속선수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먼저 수반돼야 과감한 투자와 트레이드도 시행될 수 있다. 만약 평가가 잘못 됐으면 그릇된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많다. 소속 선수를 과대평가하면 연봉협상에서 오버페이를 하거나,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전력보강에 소홀할 수 있다. 반면 또 너무 과소 평가해도 외부선수 영입을 위해 무리를 하거나 중복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똑같은 선수라도 구단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가치는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갑자기 가진 능력이 특별히 변하지는 않는다. 특히 구단의 눈높이가 다르면 원활한 트레이드는 이뤄질 수가 없다.

10개 구단 중 적극적으로 트레이드에 임하며 매년 효율적으로 전력 보강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모 구단의 프런트는 “트레이드의 제일 큰 어려움은 똑같은 선수를 놓고 가치 평가가 다르다는 점이다. 비슷한 판단을 해야 여러가지 카드를 맞춰볼 수 있는데, 밖에서 보는 것보다 자기 팀 소속 선수를 과대평가하게 되면 협상은 진전될 수가 없다. 실제 몇몇 팀은 과도하게 소속팀 선수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논의 시작단계부터 한숨을 쉬게 만든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비교적 모기업의 지원이 넉넉하고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구단들이 선수평가를 하는데 주관적인 요소가 많아지는 경향은 있다. 과연 소속선수에 대해 가장 냉철한 판단을 하는 팀과, 과대 평가하는 팀은 어디일까.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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